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고(故) 이희호 여사 조문 둘째날에도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등 정재계 인사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이 부회장은 12일 오전10시50분께 빈소를 찾아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머리를 숙였다. 재계 총수 가운데 이 여사 빈소를 찾은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 조문 후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어제 삼성그룹 측으로부터 직접 와서 조의를 표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김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는 친분이 없으나 이건희 회장과는 재임 기간에 상당히 대화를 많이 하셨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이 부회장에 이어 현 회장도 이날 오후2시50분께 이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또 현철씨와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 등 전직 대통령 가족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현철씨는 기자들에게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반려자이지만 정치적 동기이기도 하다”며 “여성 인권 지도자로서 한평생을 헌신하시다 가셨는데 너무 애석하다”고 애도했다. 이순자 여사는 이 여사의 영정에 헌화한 뒤 이 여사의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을 위로했다. 빈소를 지키던 설훈 민주당 의원은 이순자 여사와 악수를 한 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여사의 빈소 방명록에 글을 남기지 않은 이순자 여사는 유족과 나눈 대화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고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아울러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와 하토야마유키오 전 일본 총리 등 중국·일본 인사들도 조문 대열에 합류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헌화한 뒤 내실로 이동해 홍업·홍걸씨 등 유가족, 이낙연 국무총리와 별도 면담을 했다. 김명수 대법원장과 오세정 서울대 총장, 임채정 전 국회의장도 조문했다.
이외에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속속 빈소에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오후1시40분께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한 뒤 “고인과 개인적으로는 (인연이) 없었지만 여성운동의 선구자이고 김 전 대통령과 이 나라 민주주의를 만들어내신 분이기 때문에 존경하는 마음으로 왔다”고 전했다.
정동영 대표와 유성엽 원내대표 등 평화당 지도부도 전날에 이어 재차 빈소를 찾았다. 자유한국당에서는 김무성·원유철 의원 등이 조문했다. 사람사는세장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의 누나인 유시춘 EBS 이사장도 빈소에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