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사진) 금융위원장이 오는 8월 시행할 금융권 일자리 창출 효과 측정 계획에 대해 “일자리 창출 성과를 측정하는 것일 뿐 개별 금융사를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금융당국이 일자리 조사를 내세워 금융사 경영에 과도하게 간섭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5대 금융지주사 회장단과 비공개 조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최 위원장은 “(금융권의 일자리 창출 측정은) 평가가 아니라 말 그대로 금융권의 일자리 창출 성과를 측정해보는 것”이라며 “금융지주 회장들도 그렇게 이해하고 있었고 다시 한번 말씀드렸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5일 금융권의 직간접 일자리 창출 효과를 측정해 8월 공개하겠다고 알렸다. 은행들이 고용을 얼마나 창출했는지 계량적으로 확인하고 우수 사례를 알리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민간 시중은행을 공공기관 다루듯 일자리를 쥐어짜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 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조찬에서 금융권이 취약계층의 금융 지원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최근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중소 제조업체, 자동차·조선협력업체, 서민 자영업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효율적인 금융지원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통인 최 위원장은 최근 해외 기업설명회(IR)에 적극 나서고 있는 금융지주 회장들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금융당국과 국내 금융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격의 없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국내 금융지주 회장들은 외국인 투자가의 신뢰를 높이고 투자 유치 무대를 넓히기 위해 ‘글로벌 세일즈’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6일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주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을 초청해 해외 IR를 열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최근 4박5일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의 국제금융회의에 참석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망 구축에 나섰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김광수NH금융 회장도 지난달 각각 일본과 미국을 방문, 계열사 해외 IR에 참석했다. 이날 조찬에서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해외 IR 과정에서 칼라일·KKR·브룩필드·싱가포르투자청(GIC) 등 글로벌 기관투자가들과 나눴던 정보들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