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탈당 홍문종..대한애국당과 ‘친박신당’ 추진
홍 의원은 지난 15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 다시 참석했습니다.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 박근혜와 함께 당당하게 청와대로 입성할 날이 멀지 않았다”며 “지금 이 순간부터 여러분과 함께, 조원진 애국당 대표와 함께 그 일에 매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당의 원래 주인이 누군가. 바로 여러분들이 보수 우파의 원래 주인”이라며 “한국당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태극기를 사랑하는 여러분과 함께 한국당을 깨우쳐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조원진 애국당 대표가 화답형식으로 “내년 21대 총선은 ‘문재인 대 황교안’이 아니라 권력을 찬탈 당한 박근혜만이 그(문재인)를 끌어내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1호 당원으로 모시고 다음 총선을 치르겠다”고 합니다.
홍·조 의원은 애국당 공동대표로 추대되고 당 최고위를 거쳐 당명을 신공화당으로 변경하는 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한국당을 깨우쳐 주고, 황교안이 아닌 박근혜’라는 이들 의원의 발언은 지난 2월27일 황교안 대표 취임 이후 잠잠해졌던 한국당의 노선 갈등과 주도권 다툼이 다시 점화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둘러싼 한국당 내의 논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친박계를 공천에서 배제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결국 ‘공천’문제가 탈당까지 이어지게 큼 만든 겁니다.
◇18대 총선의 추억..친박연대 13.1% 지지율..내년총선은
여의도 정가는 앞으로 추가 탈당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홍 의원의 탈당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18대 총선 ‘친박연대’의 기억이 뚜렷한 정치권 인사들에게는 적잖은 긴장감이 읽혀집니다.
친박 신당 원조는 2008년 18대 대선 전후에 출범한 ‘친박연대’입니다. 친이계(친 이명박계)가 친박계를 이른바 ‘공천 학살’로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킵니다. 서청원, 홍사덕 전 의원이 ‘박근혜’이름을 걸고 정당을 만듭니다. 놀랍게도 친박연대는 총선 보름전에 창당됩니다. 기존의 군소정당을 흡수 통합하면서 쉽게 정당화할 수 있었는데요. 선거 보름전에 창당된 친박연대는 당시 지역구 6석, 비례대표 8석. 총 14석을 차지하는 말 그대로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정당 지지율만도 13.1%를 얻어 당시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에 이어 3위에 올랐습니다. 제3정당이었던 자유선진당이 비례의석 4석을 얻은 것에 비해 친박연대는 비례대표를 더 얻어 갔습니다. 여기에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박 무소속연대’도 12석을 차지했습니다. ‘박근혜의 힘’을 보여준 겁니다.
◇윤소하 “나경원 선거제개편 반대, 애국당 때문”
이제 관심은 내년 총선입니다. ‘친박신당’은 18대 총선의 위력을 다시 발휘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주목할 발언이 하나 있습니다. 지난 12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통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선거제 개편안을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는 것은 대한애국당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정의당 원내대표에 선출된 후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만나 비공개로 나눈 대화의 일부를 소개한 것인데요. 그는 “(나 원내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한다, 석패율은 존중은 한다고 해서 ‘왜 그러냐’ 했더니 대한애국당이 몇%냐 했는데 나눠 질 가능성을 이미 얘기하고 있더라”고 당시 대화를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입장을 밝힐 게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윤 원내대표의 발언은 한국당이 이번 선거제 개편에 반대하는 속사정이 대한애국당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입니다.
선거제 개편의 골자인 50%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지난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가 얻은 13.1%에 적용해 보면 나 원내대표의 복잡한 심경을 읽을 수 있습니다. 13.1%의 지지율을 계산 편의를 위해 10%만 잡아도 ‘친박신당’의 21대 의석수는 최대 16석까지 나옵니다. △300석의 10%인 30석을 친박신당이 확보하게 됩니다. △현재 지역구 의원인 조원진, 홍문종 의원 당선을 가정으로 하면 30석 가운데 2석을 제외한 28석이 비례의석으로 배정됩니다. △물론 100%가 아닌 50% 연동형이라는 점에서 28석의 절반 14석이 배정되고 △권역별 추가 득표에 따라 1~2석의 추가 배정까지 가정하면 14~16석을 거머쥐게 됩니다.
◇ 18대도 ‘친박연대·무소속 연대’ 대부분 ‘복당’..도로 ‘한국당’
물론 홍 의원에 이어 추가 탈당이 나오더라도 18대 총선에서 나타난 친박연대급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로서는 중론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차기 대권 주자로서 구심점을 행사할 수 있었던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겁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일각의 동정론도 실제 표 결집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입니다.
그런데 현재 홍 의원 탈당과 친박신당에 대한 분석과 전망 속에 간과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18대 총선에서 당이 쪼개지며 혈투를 벌인 친이계와 친박계는 다시 합쳐 ‘정권재창출’을 했다는 점입니다. 박근혜 마케팅으로 대박을 쳤던 18대 총선의 친박연대와 무소속 연대는 대부분 복당을 했습니다.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습니다.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바른정당이 창당됐지만 대부분의 의원이 다시 한국당에 복당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한국 보수정당은 부패로 망하고 진보정당은 분열로 망한다’는 세평이 있습니다. 내년 총선이라는 시장에서 보수는 지금 분열이라기 보다 ‘쪼개팔기’에 나선것인지도 모릅니다. 실제 2008년 7월16일 친박연대 지역구 의원과 친박 무소속 연대 의원 19명은 한나라당에 복당했습니다. 일부 잔류했던 의원도 2012년 2월 2일 결국 한국당과 당대 당 통합을 함으로써 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