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을 감독한 이탈리아 거장 프랑코 제피렐리(사진)가 15일(현지시간)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AP통신과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여러 편의 오페라도 연출한 제피렐리 감독은 문화예술 분야에 기여한 업적을 인정받아 2004년 이탈리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영국의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제피렐리는 1967년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처드 버턴 주연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로 영화감독에 데뷔했으며 이듬해 연출한 ‘로미오와 줄리엣’은 올리비아 핫세와 레너드 위팅이라는 당시에는 무명이었던 두 배우가 주연을 맡았음에도 당시 미국에서 박스오피스 신기록을 세울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제작비 150만달러(약 17억8,000만원)가 들어간 이 영화는 5,200만달러(약 616억원)를 벌어들이며 셰익스피어 희곡을 영화화한 작품 중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
이 밖에 ‘햄릿’ ‘티 위드 무솔리니’ ‘끝없는 사랑’ ‘챔프’ 등 20여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그의 별세 소식에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제피렐리는) 영화와 예술, 미(美)의 이탈리아 대사였다”고 했고 알베르토 보니솔리 문화부 장관은 “제피렐리는 우리 시대 천재였다”며 추모했다. /박현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