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승기]'터보 심장' 단 티볼리…주행 성능·내외관 모두 '업그레이드'

다운사이징 가솔린 엔진 부족하지 않아

만족할 만한 실내 정숙성

정돈된 버튼·커진 디스플레이…운전 편의 높여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는 한동안 쌍용자동차의 ‘가장’ 역할을 해온 효자 모델이다. 깜찍한 디자인으로 인기몰이하며 국내에서 소형 SUV의 입지를 크게 넓힌 것도 티볼리였다. 그 티볼리가 3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지난 18일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베리 뉴 티볼리’를 직접 타봤다. 전반적인 생김새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면 로고를 중심으로 헤드램프까지 이어지는 가로선이나, 헤드램프 아래 세로로 3열로 배치된 안개등은 앞서 출시한 신형 코란도와 닮았다. 뒷면은 밋밋하던 예전과 달리 양감을 잘 살려 감성적인 면을 강조했다.


시승은 서울에서 춘천까지 왕복 약 170㎞ 코스에서 진행됐다. 예전 티볼리는 덩치보다 출력이 낮아 속도를 내는데 다소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신형 티볼리는 실용구간에서는 막힘없는 주행성능을 뽐냈다.

쌍용차(003620)는 ‘베리 뉴 티볼리’에 새로 개발한 엔진 가솔린 1.5 터보 엔진(e-XGDi150T)을 실었다. 종전 티볼리의 1,597㏄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26마력, 최대토크 16㎏·m의 성능을 발휘했다. 하지만 신형 티볼리의 엔진은 배기량이 작아졌음에도 최고 163마력, 최대토크 26.5㎏·m의 힘을 갖췄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이 정도면 실생활에서는 충분히 통할 만한 정도라 판단됐다. 아이신의 6단 자동 변속기도 이제는 쌍용차의 SUV에 완벽하게 적응된 듯한 모습이었다. 시속 100㎞까지는 부드럽게 변속을 하며 속도를 끌어올려줬다. ‘노멀-스포츠-윈터’의 주행모드 선택 기능도 있다. 하지만 노멀과 스포츠 모드의 차이가 체감되지는 않았다.



스티어링휠은 다소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공도에서의 시승이라 다양하게 시험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스티어링휠을 조작하는 데로 차체가 즉각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차체도 다소 부드러운 편이었다. 이런 부분들이 조합돼 승차감은 예전 티볼리보다 크게 향상됐다. 속도감 있고 거친 운전을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소 부족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겠지만 도심형 SUV라는 점에서는 쌍용차가 적절한 방향성을 갖고 티볼리를 만들었다고 판단됐다.


엔진의 정숙성도 크게 개선된 부분이다. 시동을 건 직후의 공회전(아이들링) 동안의 소음은 거의 나지 않았다. 실제 스마트폰 소음측정 애플리케이션으로 측정한 수치는 40㏈ 근처에서 움직였다. 다만 고속 주행시에는 외부 풍절음이 다소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운전 중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라는 점에서 충분히 용납할 수 있을 정도였다.



신형 코란도에서 보여준 운전 보조 시스템도 티볼리에 상당부분 적용됐다. △앞차출발 알림(FVSA) △안전거리경보(SDA) △후측방접근경고(RCTA) 및 충돌방지보조(RCTAi) △탑승객하차보조(EAF) 등이 새로 장착됐다. 차선이탈방지시스템도 코란도 때보다 훨씬 부드러워졌다.

‘베리 뉴 티볼리’의 또 다른 장점은 이전 모델이 다소 어수선하다고 할 정도였던 인테리어를 꽤 정돈했다는 점이다. 차선이탈방지 시스템이나 내리막에서 속도를 제어해주는 시스템 등 주행 중 즉시 필요한 기능을 담은 버튼을 한곳에 모아 스티어링휠 왼편에 모아 둔 것은 물론 센터페시아의 9인치 디스플레이와 10.25인치 풀 디지털 계기판은 내부를 더욱 넓고 깔끔하게 보이도록 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액셀레이터를 끝까지 밟을 때 엔진이 다소 큰 비명을 지른다. 다운사이징 된 엔진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다소 거슬리는 부분이었다. 다만 국내 도로에서 액셀레이터를 끝까지 밟을 일이 얼마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 이 역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소 저렴하게 보이는 재질의 인테리어 마감도 눈에 들어왔고, 앞좌석 시트는 요즘의 추세와는 달리 전부 수동으로 움직이게 돼 있다는 점도 미흡한 부분이었다.

다만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신형 티볼리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누군가 말했듯이 여기에 더 개선된 주행성능과 마감, 편의사양을 추가하게 되면 티볼리의 ‘착한 가격’은 실현될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베리 뉴 티볼리의 가격은 가솔린 1,678만원, 디젤은 2,055만원부터 시작한다. 최고급 모델은 각각 2,355만원, 2,535만원이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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