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검찰총장 후보 4인에 이름을 올렸던 봉욱(54·사법연수원 19기)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후보자보다 높은 기수의 줄사퇴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봉 차장검사는 20일 오전 검찰 내부망에 ‘사직인사. 작별할 시간이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편지를 올려 사직 의사를 전했다.
봉 차장검사는 먼저 지난 1993년 3월 임관 후 26년동안 맡았던 사건들을 돌아보며 함께 일했던 동료 검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그러면서 봉 차장검사는 “노련한 사공이 험한 바다를 헤쳐나가듯, 세찬 변화와 개혁의 물결 속에서 공정하고 바른 국민의 검찰로 새롭게 발돋움하실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지의 새로운 길에서 검찰 가족 여러분들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뚜벅뚜벅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봉 차장검사의 자필 편지에 후배 검사들은 댓글을 올려 존경과 응원을 이어가고 있다. 한 검사장은 “2년여간 대검 차장으로 재직하시며 헌신하신 노고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라며 “어디 계시든 축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라고 떠나는 봉 차장검사의 밝은 앞날을 기원했다.
또 한 후배 검사는 “직접 모시진 못했지만, 차장님의 훌륭하신 가르침을 거울삼아 열심히 근무하겠습니다”며 “검찰의 미래는 남아 있는 구성원들에 맡기시고 오직 건강과 행복만 가득하시길 기원드리겠습니다”라고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
한편 봉 차장검사는 여의도고와 서울대 법대를 거쳐 지난 1993년 검사로 임관했다. 이후 대검 정책기획과장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 법무부 인권국장, 서울동부지검장을 거쳐 2017년 대검 차장검사를 역임했다.
법무부 검찰총장추천위원회는 봉 차장과 김오수(56·20기) 법무부 차관, 이금로(54·20기) 수원고검장, 윤석열(59·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 후보로 추천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윤 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했다.
봉 차장검사는 이날 근무를 끝으로 휴가에 들어간다. 오는 27일 퇴임할 예정이다.
윤 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된 직후인 지난 18일 송인택(56·21기) 울산지검장도 사의를 표하면서 19~22기 검사장들의 줄사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