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151-1호 조선왕조실록 정족산사고본. /사진제공=문화재청‘조선왕조실록’은 조선 태조에서부터 철종 때까지 25대 472년간(1392∼1863)의 역사를 시간순인 편년체(編年體)로 기술한 책이다. 국보 제151-1호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 정족산사고본의 완질 분량이 1,187책에 이를 정도로 그 양이 방대하다. 국보 151-2호인 태백산사고본, 151-3호 오대산사고본, 흩어진 낱장인 151-4호 기타산엽본으로 나뉜다. 실록은 국왕 서거 후 사관이 정부 기록과 문집 등을 이용해 작성한다. 조선시대의 정치·사회·외교·경제·군사·법률·문화 등 각 방면의 역사적 사실을 망라하고 역사적 진실성과 신빙성이 매우 높다. 이 같은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1997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실록은 조선 전기에는 서울의 춘추관과 충주·성주·전주사고에 보관됐다. 1594년 4월 임진왜란이 터지면서 전주사고를 제외한 사고 3곳이 소실됐다. 실록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그해 6월 22일 정읍의 선비인 안의와 손홍록 등이 실록을 내장산 용굴암 등으로 옮겨 1년 넘도록 지켜냈다. 6월22일이 ‘문화재지킴이의 날’로 제정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덕분에 조선왕조실록은 온전히 후세에 전해질 수 있었고, 전쟁이 끝난 1603년 7월부터 전주사고본을 바탕으로 4부를 재간행 했다. 재간행 된 실록들은 다시 춘추관, 강화, 태백산, 묘향산(뒤에 적상산으로 이전), 오대산 등 5곳에서 보관됐다. 조선전기의 전주사고본 실록을 서울대학교 규장각이 소장한 정족산사고본으로 이어졌다. 정족산사고본 실록은 1910년 일제에 의해 서울로 이관, 규장각도서로 편입되어 조선총독부의 관리를 받다가, 1928~1930년에 경성제국대학 도서관으로 다시 이관됐다. 1945년 광복 이후 서울대 도서관에서 정족산사고본 실록을 관리하다 1990년 서울대학교 규장각이 독립 기관으로 분리되면서 규장각이 정족산사고본 실록의 관리책임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