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한 기간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지 않는다고 24일 (현지시간) 밝혔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과 방한 일정에 대한 전화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언급한 만남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중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느냐는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 일정의 세부사항으로 들어가지 않겠다. 질문에 관해 확인해줄 것이 없다”면서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 것”이라며 “물론 (양 정상이) 북한에 대해서, 한미동맹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고 이틀간 다뤄야 할 분야가 많다”고 밝혀 한미 정상이 지난 2월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란 점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연일 김 위원장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띄우며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에게 매우 우호적인(friendly) 친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김 위원장과 자신이 서로에게 보낸 친서 모두 “매우 우호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북미 관계가 매우 좋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란에 대해 언급하던 중 북한에 대해서도 “경이적인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이 친서외교를 통해 북미 대화 재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만나면서 북미 간 실무협상이 재개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실제 외교가에서는 북미 실무대화를 전담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9~30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27일 방한해 북 측과 접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미 간 실무접촉이 진행되면 북미는 영변 핵시설 폐기 플러스 알파와 그에 대한 상응조치로 제재완화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실무협의가 시작되면 북한은 지난번 얘기한 영변 핵시설에 폐기에 플러스 알파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5곳 다 포함할지는 모르지만 플러스 알파는 고려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관건은 비핵화 조치에 따른 북한의 제재완화 요구 수준에 달렸다. 북한이 미국에 주는 카드도 있지만 받고자 하는 카드 수준을 낮추면 협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