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달 하순 중폭 이상의 총선용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청와대 참모진이 순차적으로 비서실을 떠나면서 문재인 정부 내 인적 쇄신의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수석 교체 여파로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경제팀’ 쇄신 인사가 뒤따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경제 컨트롤타워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분간 교체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다음달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대정부질문 시기가 끝나는 7월 말에서 8월 초 개각이 유력해 보인다”며 “총선 등을 고려해 상당폭의 내각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정치인 출신 장관들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진선미 여성가족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5명이다. 다만 이 가운데 김 장관의 경우 최근 3기 신도시 발표에 따라 지역구인 일산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데다 문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어 내각에서 재차 중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강경화 외교, 박상기 법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재임 2년을 넘은 ‘장수 장관’들도 언제든 교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최근 북한 목선함 사태로 물의를 빚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정의용 국가안보실 장 등 ‘안보 라인’의 개편이 뒤따를 경우 개각 폭이 대폭 커질 수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취약한 강원도 표밭을 공략하기 위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출마시켜야 한다는 말도 나돈다.
다만 개각의 백미인 국무총리나 경제부총리 교체는 연말까지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권 관계자는 “총리 교체는 국회 표결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재의 정치지형에서 논의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홍남기 부총리 교체 가능성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에서는 정태호 일자리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의 출마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조국 민정수석은 총선 출마 대신 법무부 장관으로 기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이미 조 수석을 대상으로 한 사전 인사검증 절차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본인이 출마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사석에서 너무 자주 말했다”고 밝혔다.
/윤홍우·하정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