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계획을 중단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무역 담판이 끝난 뒤 확정돼 발표될 수 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오는 28일부터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둘째 날인 29일 별도 회담을 개최해 무역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미국은 현재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로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제품에 같은 세율의 추가 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25%의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셈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전날 추가 관세 공청회를 마치고 서면 이의제기를 접수하는 의견수렴 마지막 단계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초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추가 관세 집행을 지시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협상에 진전이 이뤄져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가 보류되거나 연기되면 글로벌 경제에는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경제기구들은 무역전쟁이 격화하면 교역 증가세가 둔화하고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돼 글로벌 경제성장이 타격을 받는다고 경고해왔다.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과 경제성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광범위한 추가 관세로부터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경제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미국의 금융 리서치업체인 에버코어 ISI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추가 관세가 연기되거나 보류될 가능성을 80%로 봤다. 에버코어는 추가 관세 부과가 30∼90일 연기되고 공식협상이 재개될 확률은 35%, 추가 관세가 무기한 연기되고 공식협상이 재개될 확률은 45%, 협상판이 깨지고 추가 관세가 계획대로 부과될 가능성은 20%로 추산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류허 중국 부총리가 전날 전화통화를 통해 정상회담 의제의 틀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들 소식통은 류 부총리와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대화가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한 고위관리는 미국이 중국과의 공식 무역협상 재개의 일부로 관세에 대한 중국의 어떤 조건 제의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구체적인 무역 합의가 나오지 않을 것이며 목표는 무역 합의를 향한 협상의 길을 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은 지난달 초 고위급 협상이 결렬된 뒤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다. 그 뒤로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 인상과 중국의 보복관세,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 상무부의 제재 등이 뒤따라 양국 갈등은 급속히 증폭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