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친일파 후손' 이우영 그랜드힐튼호텔 회장 토지 환수 사실상 불가능

서울고법 "1필지 4㎡ 반환"

개정된 친일파 재산귀속법 적용X

조선 왕족이자 일제강점기 시대 후작 작위를 받은 이해승.조선 왕족이자 일제강점기 시대 후작 작위를 받은 이해승.



조선 왕족이자 일제강점기 시대 귀족인 이해승(1890∼1958)의 손자 이우영 그랜드힐튼호텔 회장이 상속받은 토지 대부분을 반환하지 않고 그대로 소유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3부(김용빈 부장판사)는 26일 정부가 이 회장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친일행위로 지목된 조상들로부터 받은 토지 중 1필지만 국가에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이 땅은 면적이 4㎡에 불과해 사실상 ‘친일파 재산 환수’의 의미가 크지 않다. 지난 2010년 대법원에서 국가귀속 결정이 취소로 확정된 일부 토지에 대해서는 이 회장 측의 주장대로 개정된 친일재산귀속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재판부가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재판부는 이 회장에게 “이미 땅을 처분해 얻은 이익 3억5,000만여원은 국가에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부당이득 환수 대상이 된 토지는 이 회장 측이 반민족규명법과 친일재산귀속법이 발의·제정된 2004년 4월~2005년 1월 집중적으로 처분한 땅이다. 이 회장은 ‘이미 처분한 땅의 대금을 토해내라는 것은 시효가 지나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는 권리 남용”이라며 배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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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회장은 “해당 토지는 철종의 부친인 전계대원군 및 그 부인들의 묘소를 지키기 위해 할아버지의 증조부 영평군이 철종으로부터 하사받은 사패지이거나 궁방전을 통해 취득한 것으로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한 재산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김용빈 부장판사는 “친일재산귀속법의 목적은 헌법적으로 부여된 당위”라며 “친일재산을 국가에 귀속해야 할 공익상의 필요가 피고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하는 것보다 크다”고 말했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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