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이민화의 4차산업혁명] 10조 사회적 가치 외면 말아야

<139>국가 파탄 구원투수, 원격의료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초고령화로 의료재정 적자 급증

원격의료 없이는 대비 불가능

의료법·개인정보법 규제개혁을




지난 2000년대 초 한국은 세계 최초로 당뇨폰을 만들고 전 세계 원격의료 특허의 절반 이상을 점유했다. 그런데 원격의료를 시작한 대한민국이 지금은 원격의료의 갈라파고스가 됐다. 한국 4차 산업혁명의 시금석은 원격의료 해결 역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원격의료는 공간(원격)과 인간(스마트)의 한계를 극복하는 원격 스마트의료다. 한국은 크게 초고령화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두 가지 국내외의 거대한 환경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우선 초고령화 문제를 살펴보자.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오는 2025년이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되는 초고령화 국가에 진입하게 된다. 프랑스가 144년 걸린 초고령화를 한국은 불과 38년 만에 달성하게 된다.

노인 인구가 14%인 고령화 국가(2018년)의 노인 의료비 비중이 40%라는 점을 감안하면 노인 인구가 20%를 돌파하는 2025년에는 노인 의료비 비중이 최소 6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140조원에 달하는 국가 의료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속도인 연 6.8%로 증가하면서 10조원 이상의 의료비가 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2025년 국가 전체 의료비가 200조원을 넘어설 것은 확실하고 문재인 케어를 감안한 2030년의 의료재정 적자 규모는 최소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단의 조치 없이는 국가 의료의 지속성 자체에 대해 본원적 의문이 제기된다. 원격의료라는 구원투수 없이 초고령화의 국가 대비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일관된 결론이다. 미국의 경우 원격의료로 만성병 직접 진료비가 27% 절감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으며 일본은 원격의료로 40조엔의 의료비 절감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의 보건복지부도 원격 스마트의료를 통해 당뇨 치료 효과가 30% 이상 향상되고 의료기관 이용 시간과 보호자 동행 비율이 3분의1 이하로 축소된다는 시범사업 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원격의료가 초고령화 국가들의 구원투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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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에서 의료 체계는 공급자인 병원 중심에서 소비자인 환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지금까지 의료는 10%의 건강 비중을 갖는 병원 의무기록(EMR) 중심이었으나 4차 산업혁명에서는 30% 비중의 개인 유전자(DNA) 정보와 60% 비중의 개인 생활정보(life log)를 바탕으로 한 맞춤 의료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결국 의료의 중심이 병원 중심의 진단과 치료에서 환자 중심의 관리 의료로 이동한다. 관리 의료가 바로 원격 스마트의료의 주된 영역이 돼 의료 세계화를 선도하게 될 것이다.

한국은 정보통신기술(ICT)과 의료 데이터 축적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숱한 원격의료 시범사업에도 불구하고 세계를 선도할 기회를 박차고 원격 스마트의료의 갈라파고스로 전락한 것은 기술이 아니고 제도의 문제다. 바로 원격의료를 규제하는 의료법과 스마트의료를 제한하는 개인정보법이라는 양대 갈라파고스 규제가 문제의 핵심이다. 네오펙트·휴이노·눔 등 숱한 미래 지향적인 의료 벤처기업들이 규제로 인해 한국을 떠났다. 최근 휴이노가 규제 샌드박스 허가를 받았으나 전 세계와의 경쟁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다. 중국의 아이카본엑스(iCarbon-X)가 의료정보·유전정보와 생활정보를 활용한 개인 맞춤 의료 벤처를 설립한 지 6개월 만에 유니콘으로 등극한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국을 구원할 원격 스마트의료에는 규제개혁에 이어 갈등 해소가 중요하다. 원격 스마트의료의 갈등 문제는 보상과 불신의 문제다.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1·2차 의료기관에 신뢰할 만한 보상 체계를 제공하면 된다. 원격 스마트의료를 통해 최소한 10조원이 넘는 사회적 가치가 창출될 것이다. 이 중 30%인 3조원을 1·2차 의료기관의 원격환자 관리 재원으로 활용해보라. 모두를 위한 제도가 탄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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