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이도훈 "비핵화 진전 위한 수단 논의할 것"...비건 "기대한다"

한미, 외교부에서 북핵수석대표 협의 진행

비건 방한 전 ‘北 유연한 접근’주장 기대감

북미 입장차 커 비건 北인사 접촉 어려울듯

‘대북금융제재 강화 법안’ 美 상원통과 압박

대화하는 이도훈 본부장과 비건 특별대표(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대화하는 이도훈 본부장과 비건 특별대표(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북미 대화 재개의 분수령이될 한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28일 북한 비핵화 협상 실무를 담당하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28일 진행했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30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할 대북 의제를 사전에 조율했다.


양측은 지난 2월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후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본부장은 협의에 앞서 “최근 한반도를 둘러싸고 많은 외교적 상호작용과 활동이 있었는데, 이것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진전으로 바꿔낼 방법과 수단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고, 비건 대표는 “오늘 논의를 기대한다”고 짧게 답했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이날 만찬도 함께하며 이와 관련한 논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른 방식으로(in a different form)’ 소통할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지 주목된다.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이호재기자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이호재기자


외교가에서는 비핵화 협상과 관련 대표적인 대화파인 비건 대표의 방한이 북미 실무대화 재개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실제 비건 대표는 방한 전 비핵화 협상과 관련 유연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북미 회담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미 국무부도 27일(현지시간) 북한이 미국에 대화 재개를 원한다면 협상 담당자 교체와 ‘온전한 대안’을 갖고 나와야 한다면서 북미 간 물밑접촉 상황을 부인한 데 대해 “건설적 논의를 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며 재차 북한의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다만 북미 간에 비핵화 방식과 입장 차가 여전히 큰 만큼 비건 대표가 판문점 등에서 북측 인사를 만나 깜짝 회동을 진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대북 금융거래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 법안을 미 상원에서 통과시켰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이날 통과된 국방수권법안에는 북한과 거래하는 개인이나 금융기관이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오토 웜비어 대북 은행업무 제재 법안’(BRINK법·일명 ‘웜비어법’)이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안 통과가 사실상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을 시사한 중국의 은행들을 겨냥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을 비난하며 미국이 셈법을 바꿔야 한다는 대미 비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북한이 실무협상보다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담판을 선호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북미 정상이 우호관계 띄우기에 나서는 것과는 정반대로 실무진에서는 압박 강도가 높아진 것은 북미 대화 재개가 임박했다는 징후라는 시각도 있다.

실무협상에 앞서 대미 및 대북 압박 수위를 높여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북미의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다. 한편 비건 대표는 오후 5시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예방하며, 이 자리에서는 남북관계 및 대북 식량 지원 현황 등과 관련된 정보 등을 공유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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