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에서 보면 눈나빠져요. 조금 더 뒤로가서 봐요” 핑크퐁과 숫자놀이 삼매경에 빠진 네 살 배기가 금세 화면에 빨려 들어갈 듯한 순간 갑자기 ‘일시 정지’가 되더니 경고 방송이 나왔다. 평소 부모의 말투였다면 못들은 척 신경도 안썼을텐데 멈춰버린 화면에는 장사가 없었다. 여기에 온화한 음색의 타이름이 싫지 않았던지 꼬마는 기꺼이 뒤로 물러나 남은 시간을 핑크퐁과 함께 했다.
SK텔레콤(017670)이 최근 출시한 국내 최초 가정용 인공지능(AI) 디스플레이 스피커 ‘누구 네모’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다. 항상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부모로서 잔소리 한 번을 더 아껴주는 이 신기한 ‘뒤로 가기’ 기능은 사람이 기기에 15㎝ 이내로 접근했을 때 작동한다.
‘누구 네모’에는 핑크퐁 놀이 학습 5종과 어린이용 학습 게임 등 전용 콘텐츠가 무료로 담겨있다. 유튜브 등으로 어린이용 콘텐츠를 보여주다 보면 아이 눈높이와 관계 없는 광고가 나오거나 유해한 콘텐츠로 연결될 수도 있지만 ‘누구네모’는 정해진 콘텐츠만 나타나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 장점으로 다가온다.
기존 ‘누구’에서는 허공에 던지는 음성 명령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어떻게 잘못 전해졌는지 알 수 없었지만 7인치 디스플레이가 바로바로 인식 상황을 보여주니 답답함이 덜하다. 날씨나 미세먼지 같은 생활정보도 시청각으로 함께 제공돼 편리했다.
다른 가구들과 어울려 튀지 않는 디자인이나 자장가를 대신할 깨끗한 음색, 은은한 빛깔의 무드등은 마치 원래부터 ‘누구 네모’의 자리인 듯했다.
전원이 연결된 채로만 구동해 들고 옮겨 다닐 수 없는 점은 번거롭다.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만큼 노래를 들을 때 가사가 박자에 맞춰 나왔으면 하는 점도 아쉽다. ‘뒤로 가기’가 SK텔레콤 ‘옥수수’ 전용 콘텐츠에서만 작동하는 점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누구 네모’는 19만9,000원으로 기존 ‘누구’나 ‘누구 미니’를 반납하면 2만~5만원을 더 깎아준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 ‘누구’를 사용했던 고객들의 재구매율이 높게 나타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