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의료기기 사업을 미끼로 돈을 가로챈 사기범들이 잇따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단독 권덕진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대표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씨 이전에도 투자자들에게 “의료장비를 중국에 판매해 2주에서 1개월 내 7~10%의 이익을 준다”며 영업을 했다. 그러나 2018년 6월부터 중국 통관절차가 까다로워지며 김 대표는 약속한 이익금 2억원 가량을 지급하지 못한 상태였다. 결국 김 대표는 투자금 ‘돌려막기’를 택했고 이씨를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재판부는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지 여부가 불명확한 상황이었는데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해 3,300만원을 편취했다”며 “죄질이 좋지 않고 현재까지 피해 회복이 안됐다”고 선고 사유를 밝혔다.
지난 2017년 피해자 2명에게 수도권 병·의원에 의료용 멸균기와 공간소독기 판매권을 준다고 속여 1억2,000만원을 가로챈 윤모(57)씨도 서울동부지법에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기구멸균기를 공급할 능력이 없으면서도 대리점 보증금 명목으로 1억2,000만원을 편취했다”며 “범행 의도를 부인하고 피해 금액도 회복되지 않았다”며 선고 사유를 밝혔다.
이 같은 사기 범죄는 최근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사기 범죄는 총 27만8,380건으로 2017년 24만864건 대비 15.6% 늘어났다. 이처럼 사기 범죄가 증가하는 이유로는 불황이 꼽힌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합법적으로 돈을 벌 기회가 사라지면 일부 사람들은 사기의 유혹에 빠져든다”며 “피해자 역시 어려운 시기 한 푼이라도 벌어보자는 심리에 쉽게 사기에 속아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심하는 습관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곽 교수는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투자 기회가 왔을 때 우선 의심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가까운 지인 3명 이상에게 의견을 구하고 투자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