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이 30일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에 대해 “할 일이 많지만 유례없는 경험이며 역사적으로 없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오늘의 만남을 김정은 위원장이 받아들인 것 자체로도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으로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판문점 회동’에 대한 논의가 오가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정책에 대한 강경 일변도를 걸어온 볼턴 보좌관의 이런 발언 자체가 이례적이어서 대북정책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그는 전날 청와대 만찬에 불참해 트럼프 대통령과 생각이 다른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강경 신보수주의자로 알려진 그는 북핵 문제의 리비아식 일괄타결 입장을 고수해왔다. 특히 성사 직전에서 무산된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의 결렬 원인으로 지목된 ‘볼턴의 노란 봉투’에는 일괄타결과 관련된 대북 요구사항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핵무기뿐 아니라 미사일과 생화학무기 등 모든 대량살상무기(WMD)를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인 그가 ‘할 일이 많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례적이라고 평가한 것은 대북 대화의 여지가 크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도 “역사적인 자리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순간을 두 분(문재인·트럼프)의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기쁘다”며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북한에도 큰 기회”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보좌진이 이번 판문점 회동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분석을 낳았다.
/정영현기자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