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제약사인 한미약품(128940)의 신약 기술수출 취소 소식에 주가가 급락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허가 취소, 에이치엘비의 글로벌 임상 3상 실패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바이오주에 대한 증권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코스피 시장에서 한미약품은 11만3,000원(27.26%) 내린 30만1,500원에 마감했다. 한미사이언스(008930)도 1만8,750원(27.7%) 하락한 4만8,950원을 기록했다. 이날 폭락은 한미약품이 얀센과 맺은 1조원 규모의 비만 및 당뇨 치료제 계약이 무산됐기 때문이다.증권사들은 작게는 4만원에서 크게는 10만원까지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고 삼성증권의 경우 투자의견을 종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약 개발이 매우 어렵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점이지만 대형 제약사가 1조원에 기술을 이전했던 물질의 실패라 아쉬움이 크다”며 “특히 최근 바이오 기업들의 임상 3상 결과에 대해 우려가 높아진 시기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부담은 더욱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의 연이은 악재로 투자 심리가 악화됐는데 한미약품 건까지 더해지며 주가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제약·바이오의 위축된 투자 심리는 임상결과 발표를 앞둔 다른 업체로 번지고 있다. 이날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둔 신라젠(215600)과 헬릭스미스(084990)는 각각 4.7%, 1.18% 하락했다. 헬릭스미스는 VM-202(당뇨병성신경병증 신약물질)의 미국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10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라젠은 항암 바이러스 제제인 ‘펙사벡’의 임상 3상 데이터를 관찰하고 통제하는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를 앞두고 있다. 이를 토대로 3·4분기 중 안전성 및 종양반응률 등의 데이터를 확인하는 무용성 진행 평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과도한 우려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유한양행(000100)·올릭스·레고켐바이오(141080) 등 다양한 신약개발 업체에서 성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기술력에 대한 과도한 걱정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