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 출연하고 있는 반려동물 행동 전문가 설채현 수의사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폭스테리어 3살 아이 공격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설 수의사는 4일 전파를 탄 tbs 라디오 ‘색다른 시선, 이숙이입니다’와 가진 인터뷰에서 “모든 잘못이 견주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설 수의사는 그러면서 “(사람을 문) 전력이 있었던 강아지에게 입마개를 씌우지 않고, 자유롭게 늘어났다 줄어들 수 있는 그런 줄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모든 잘못이 폭스테리어 보호자에게 있다”고 말을 시작했다.
설 수의사는 하지만 사회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해당 개에 대한 안락사 주장과 관련해서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유명 동물훈련사인 강형욱 씨는 앞서 지난 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이 개를 놓치면 분명히 아이를 사냥할 것이다. 사냥의 끝은 죽이는 것”이라며 “안락사를 하는 게 옳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강 씨의 주장에 대해 설 수의사는 “아무리 개라는 동물이지만, 그 동물에 대해서 안락사 등의 문제를 결정할 때는 미국에서도 전문가들과 법원, 이런 판결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며 “아직까지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그런 프로토콜이나 과정 자체가 제대로 결정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설 수의사는 논란이 불거진 폭스테리어의 공격성을 관리하기 위해 약물치료 방법을 내놨다. 설 수의사는 “어딘가 아프거나 호르몬성 질환이 있다거나 아니면 사람들과 같이 정신질환이 있을 때도 그런 공격성을 보일 수가 있기 때문에 아직 해 보지 못한 약물적 처치나 이런 거에 대한 고려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공격성이 강한) 강아지를 데리고 계신 보호자분들은 평생 그런 공격성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며 “산책을 하게 된다면 무조건 입마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지난달 21일 3살배기 여자아이가 한 주민이 키우던 폭스테리어가 물려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아이는 허벅지에 흉터가 남을 정도로 크게 다친 상태로 ‘펫티켓’(펫+에티켓)과 안락사 논쟁 등 사회적 파문이 거세지고 있다.
3일 전파를 탄 SBS 뉴스 보도를 보면 아파트 복도로 3살배기 여자아이가 들어서는 순간 몸무게가 12kg에 육박하는 폭스테리어 한 마리가 말릴 틈도 없이 공격했다. 놀란 주인이 급하게 개 목줄을 잡아당겼지만 개는 아이를 물고 놓지 않아 함께 끌려가는 모습까지 보였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방송에 “개가 심하게 물어뜯어서 애가 바닥으로 내팽개쳐진 상태였다”면서 “아이가 바들바들 떨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 개가 사람을 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개는 지난 1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초등생의 성기를 무는 등 수차례 주민을 공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 항의가 잇따르자 견주는 입마개 착용을 약속했지만 개에게 입마개를 하지 않은 채 지하주차장을 걷는 모습이 지난 1일 또 포착됐다.
폭스테리어 견주는 SBS에 “너무 오랫동안 입마개를 차고 있으니 개가 불쌍했다”며 “지하 1층에 아무도 없고 한산해서 살짝 빼줬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개주인은 “안락사 생각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SBS는 4일 견주 송 모(71) 씨가 “내가 잘못한 것은 맞지만 특정 종을 겨냥해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게 옳은 것이냐”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보도 내용을 자세히 보면 송 씨는 “안락사 시킬 생각은 절대 없다”며 자신의 폭스테리어를 경기도의 한 훈련소에 맡긴 뒤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방송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