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연금공단이 기금운용으로 약 6조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공단은 5일 제6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위원장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열고 지난해 기금운용 성적표를 최종적으로 확정·발표했다.
지난해 전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은 -0.92%였다. 수익률에 따른 운용 손실은 5조8,671억원을 기록했다. -11.88% 수익률을 기록한 주식부문에서만 29조2,101억원을 까먹었다. 특히 국내 주식 투자는 벤치마크(-15.63%)보다 마이너스 1.27% 포인트의 손실을 더 봤다. 해외 주식에서 -5.6%의 손실을 봤는데 이 역시 벤치마크 수익률보다 0.24% 포인트 낮았다. 2017년 주식 투자에서 18.70% 수익률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였다.
그마나 채권(4.78%)과 대체투자(12.05%) 등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손실 폭을 줄였다. 대체투자 부문에서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이 0.77% 포인트 높았다.
박능후 장관은 “지난해 국민연금 성과는 대내외 금융시장 위축, 해외 주요 연기금 성과 등을 고려할 때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시장 수익률(BM)보다 성과가 낮게 나타난 점은 앞으로 지속 점검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선 또 54조원 규모의 국내 위탁주식의 의결권을 민간 운용사에 넘기는 방안도 논의됐다. 국민연금은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118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이중 54.5%(64조4,000억원)는 기금운용본부가 직접 운용하고 나머지 53조8,000억원(45.5%)은 민간 운용사에 위탁한다. 향후 약 54조원에 해당하는 국민연금 의결권을 자산운용사들이 직접 행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박 장관은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위탁주식의 의결권을 위탁운용사에 넘겨 자율적으로 운영하게끔 하려고 한다”며 “기금위의 추가 논의와 공청회 등을 거쳐 9월까지는 최종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국민연금이 직접 행사해 온 의결권을 위탁운용사에 위임하면 ‘연금사회주의’ 논란을 완화할 수 있고, 국내 자본시장도 한층 더 건강하게 발전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기금위는 ‘위탁운용사 선정·평가시 가점 부여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 방안에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위탁운용사를 고를 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운용사에 가점을 주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기금위는 환경(Environmental)·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는 사회책임투자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