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연금공단이 기금운용으로 6조원 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10년 만이다. 국민연금은 54조원 규모의 국내 위탁주식의 의결권을 민간 운용사에 넘긴다.
국민연금공단은 5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위원장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제6차 회의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기금운용 성과 등을 최종적으로 확정·발표했다.
확정된 지난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은 -0.92%였다. 마이너스 수익률에 따른 손실액만 5조8,671억원에 달한다. 국내외 증시 급락이 손실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주식부문에서 까먹은 금액만 29조2,101억원(-11.88%)이었다. 특히 100조원을 넘게 굴리는 국내 부문은 수익률이 -16.90%를 기록했다. 해외 주식부문도 -5.6%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 채권과 대체투자 부문에서의 선전으로 손실 폭을 줄일 수 있었다.
시장의 수익률과 비교해도 국민연금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시간 가중수익률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0.89%를 기록했는데, 벤치마크 수익률(-0.26%)보다 0.63%포인트 낮다. 이런 실적에도 주무부처는 ‘선방’이라는 안일한 평가를 냈다. 박 장관은 “국민연금 성과는 대내외 금융시장 위축, 해외 주요 연기금 성과 등을 고려할 때 나쁘지 않았다”며 “시장 수익률(BM)보다 성과가 낮게 나타난 점은 앞으로 지속 점검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한편 국내 주식시장 투자자산(118조2,000억원) 가운데 53조8,000억원(45.5%)은 민간 운용사에 위탁키로 했다. 약 54조원에 해당하는 국민연금 의결권을 자산운용사들이 직접 행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또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코드) 관련 후속조치 초안과 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 초안이 논의됐다. 국민연금은 의견 수렴을 거쳐 주주권 행사의 구체적 기준 등을 이르면 9월께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