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프랑스 파리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한 홍재하 선생(1898∼1960)이 작고한 지 약 60년 만에 우리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는다.
4일(현지시간) 국내 독립운동사학계에 따르면 정부는 홍재하의 프랑스 내 독립운동 공적을 심사해 최근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하기로 했다. 홍재하는 독립운동을 하다 일제의 탄압을 피해 지난 1919년 프랑스로 건너가 프랑스 최초의 한인 단체인 ‘재법한국민회(在法韓國民會)’의 2대 회장을 지냈다. 프랑스에서 동료 한인들과 함께 1차대전 전후 복구 노동으로 번 돈을 갹출해 임시정부 파리위원부에 보내는 등 자금책 역할도 했다.
홍재하의 차남 장자크 홍 푸안(74)씨는 사후 60년 만의 공적 인정에 대해 “하늘에 계신 부친께서 너무나 영광스러워하실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국가보훈처의 초청으로 다음달 광복절 즈음해 방한할 예정이다.
홍재하는 프랑스에서 활발히 독립운동을 했지만 그 존재가 거의 알려지지 않다가 최근 활약상이 전해지면서 공적을 재조명하는 작업이 국내에서도 본격화했다.
파리에서 미국인 사업가의 집사 등으로 일하며 프랑스 여성과 결혼해 2남 3녀를 둔 홍재하는 해방만 되면 가족 모두를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꿈을 간직했지만 고국 땅을 끝내 밟지 못하고 1960년 암으로 타계했다.
그의 유해는 현재 파리 근교 소도시 콜롱브의 공동묘지에 묻혀 있다. 지난해 말 임시정부 파리위원부의 황기환 서기장이 돈을 모아 보내준 것에 대해 홍재하에게 감사를 표하는 친필 편지가 장자크씨가 보관 중이던 홍재하의 유품에서 발견된 바 있다. 장자크씨는 최근 부친이 남긴 각종 서신과 임시정부 자료 등 독립운동 관련 유품 일체를 국사편찬위원회에 기증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