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춘수 연구교수와 김효수·조현재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가 심근 줄기세포로 분화할 때 라트로필린-2(Lphn2) 유전자 및 단백질이 활성화, 즉 발현양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심근 줄기세포 표면에 분비된 라트로필린-2 단백질과 결합하는 형광 항체와 유세포분석법으로 순도 높은 심근 줄기세포 분리 효율을 2배가량 높일 수 있는 방법도 찾아냈다
수많은 연구자들이 지금까지 찾아낸 심근 줄기세포의 단백질 표지자(바이오마커)들은 일시적으로 발현됐다 없어지거나(Flk1, PdgfR-α) 세포핵(Nkx-2.5), 세포질(Troponin-T, Myh-6)에 있어 심근 줄기세포를 분리할 수 없거나 분리 효율이 떨어졌다.
반면 라트로필린-2 단백질은 심근 줄기세포 단계에서만 세포 표면에 발현되며, 분화가 진행되는 동안 점차 발현이 증가하는 특성이 있어 심근 줄기세포를 손상 없이 대량으로 분리하는 데 유용했다.
연구팀이 라트로필린-2 유전자를 결손시킨 생쥐를 만들었더니 심장이 1개의 심실만으로 이뤄지는 기형(정상은 2심방 2심실)으로 자궁에서 죽었다. 이 유전자가 만능 줄기세포에서 심근 줄기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에 중요한 기능을 하고 심근 줄기세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유용한 바이오마커라는 증거다.
이 교수는 “유도만능줄기세포가 심근 줄기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에서 라트로필린-2 단백질을 분비한 세포, 즉 순수한 심근 줄기세포를 높은 효율로, 대량으로 얻을 수 있다”며 “(심근경색 등으로 괴사한) 심장근육을 재생하는 세포치료 및 유전자치료 활성화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람의 라트로필린-2 유전자 염기서열이 쥐와 매우 유사해 사람 심근세포에서도 같은 메커니즘이 작동함을 증명하는 논문도 준비 중이다. 또 심근에 라트로필린-2 유전자를 주입해 심근 내 섬유모세포를 심근세포로 바꾸는 게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면 이를 활용한 심근재생 유전자치료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피부·지방세포 등 성체세포를 역분화시켜 배아줄기세포처럼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원시 상태로 되돌린 것을 말한다. 사람의 난자나 배아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윤리적 논란에서 벗어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