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 30개사의 총수들과 주요 경제단체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일본의 경제보복 관련 대책을 논의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 출장을 사유로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9일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한 기업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현실적인 대처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 총수 및 단체장들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전례 없는 비상상황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경제계가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이라며 “민관이 함께하는 비상 대응체제 구축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간담회에서 일본의 추가 보복조치가 실시될 경우 발생할 피해상황 등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규제 완화나 예산 지원 등 전향적인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수보회의에서 “정부는 부품·소재·장비 산업 육성을 국가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예산·세제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는 현대자동차·SK·LG·CJ 등 주요 기업의 총수들과 경제단체장을 포함해 총 34명이 참석한다.
일본 출장 중인 이 부회장은 귀국을 미룬 채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에 대한 해결방안 모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일본 현지 언론인 ANN(아사히뉴스네트워크)은 “이 부회장이 11일까지 일본에 머물면서 반도체 업체 외 대형은행 관계자를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삼성전자 수장과 임원이 각각 일본과 대만에 급파돼 소재 재고 확보에 나섰다”면서 일본 바이오(VAIO)가 한국 외 대체부품 조달처를 찾는 등 한일 제조사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