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최저임금이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2년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에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집권 여당 대표가 최저임금 해결을 약속한 만큼 경영자 측의 의견이 반영될지 주목된다. 경영자 측은 내년 최저임금을 8,000원으로 올해보다 4.2%삭감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최저임금과 관련한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과 일본 수출규제 등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로 중소기업들이 감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고, 김문식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최저임금 결정주기를 최소 2년으로 확대해 경제·고용 상황을 잘 반영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기업인들은 최저임금이 최소한 ‘동결’ 돼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이 대표에게 전달했다. 이 대표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합리화 등을 담은 중기중앙회의 45건 건의사항에 대해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에 앞서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노총을 찾아 김주영 위원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 대선에서 후보 5명이 모두 최저임금 만원 공약을 냈는데 속도는 더디고 을들 간 갈등으로 비화했다”고 지적하자 이 원내대표는 “우리 경제 대외여건이 굉장히 악화됐는데 한국노총도 이를 단지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여당의 힘만으로는 이 상황을 뚫기 어려운 가운데 한국노총이 당사자의 입장으로 (정책 협약에) 임 할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만난 이 원내대표는 ‘사회적 대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처럼 경영계와 노동계의 갈등이 증폭되자 집권여당 ‘투톱’이 한날 동시에 나서 재계와 노동계를 만나 최저임금 인상 관련 의견을 듣고 다독거리는 행보를 보인 셈이다. 경영계의 삭감 안에 맞서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1만원(19.8%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사간 갈등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 투톱이 나서 조기 진화에 나섰지만 접점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날 한국노총이 포함된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들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전원회의 불참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