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백브리핑] 홍콩 최대 민방 TVB서 광고 빼는 글로벌 기업

홍콩 최대 민영 방송사인 TVB에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광고를 중단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현지시간) 일본 오쓰카제약의 포카리스웨트와 미국 피자헛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TVB에서 광고를 빼거나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미국 보험회사 시그나의 홍콩법인도 다음주에 계약이 끝나면 광고를 중단할 방침이다. 해외 기업뿐 아니라 홍콩의 콘돔 제조사 원더라이프도 TVB에 광고할 의사가 없다고 소셜미디어에서 밝혔다.

이와 관련해 TVB는 “최근 경제 환경과 정치적 사건으로 소수가 광고를 연기하거나 몇몇 이유로 광고 계획을 조정했다”며 “이번 사태가 우리의 (광고) 영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광고 연기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언급하지 않은 채 자사의 보도가 “정확하고 공명정대하다”고 주장했다.

■이례적 ‘광고 보이콧’ 왜?


“親中 TVB에 광고 근절”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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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쓰카제약 등 시선 의식한 듯

기업들이 TVB 광고 보이콧을 결정한 것은 이 매체가 홍콩의 반정부 시위를 친중국적이고 편향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CMP는 “시위대가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포럼 LIHKG에서는 지난주부터 TVB가 시위대와 정부 간 마찰을 다루면서 정부 친화적으로 보도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며 “이 포럼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TVB 광고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홍콩 시위대는 정부의 범죄인인도법(송환법) 개정안이 반체제 인사에 대한 탄압 수단이 될 수 있다며 한 달 넘게 반정부 시위를 벌여왔다. 지난달 9일 역대 최대인 103만명이 집회에 참가했고 지난 1일에는 시위대가 홍콩 입법회를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TVB에 광고를 끊은 포카리스웨트는 홍콩에서 불티나게 풀리는 반면 중국에서는 불매운동에 직면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걸그룹 GNZ48이 포카리스웨트와의 협력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홍콩과 중국 사이에서 입장이 난처해진 오쓰카제약은 광고 중단에 대해 “사업적인 결정이지 정치적 의도는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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