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를 둘러싼 부패 의혹과 관련해 독일 도이체방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자은행(IB) 업무를 대폭 줄이며 구조조정에 나선 도이체방크에 커다란 악재가 또 나타난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는 도이체방크가 해외부패방지법이나 자금세탁방지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2014년 12억 달러(1조4,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등 1MDB를 위해 일한 바 있다. 미국 법무부는 도이체방크 직원이던 탄 분키가 1MDB 비리 의혹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는 것으로 전해졌다.
1MDB는 나집 라작 전임 말레이시아 총리가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2009년 설립한 국영투자기업이다. 그러나 IMDB는 나집 전 총리를 비롯한 이들이 수조 원대의 나랏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하는 창구로 악용한 정황이 드러나 연루된 이들이 수사나 재판을 받고 있다.
이번 조사는 실적 부진을 겪는 도이체방크가 직원 1만8,000명을 감원하고 투자은행 부문을 축소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