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직접 기획한 고량주를 출시한다. 중국 사천 지방 향신료인 마라 열풍이 확산되면서 백화점 업계도 고량주 기획 상품을 처음 내놓았다.
11일 롯데백화점은 이달 중순 ‘삼국지 에디션’ 고량주 1,000여병을 잠실점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총 9개의 각기 다른 레이블이 들어간 40도 짜리 100㎖ 고량주를 선보일 계획이다. 레이블 겉면에는 국내 소비자에게 친근한 유비·관우·장비 등 삼국지 캐릭터가 그려져 있고, 안쪽에는 도원결의 등 주요 사건들이 담겨 있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을 시작으로 소공동 본점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후 소비자들의 반응을 지켜보며 추가 기획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삼국지 에디션 고량주는 지난 2012년 중국에서 설립된 한 주류회사가 만든 고량주로, 묵직한 느낌의 연태고량주와는 달리 맑은 느낌의 청량한 맛이 특징이다. 가볍게 칵테일로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중국 젊은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고, 출시한 지 얼마 안돼 판매고 3억병, 매출 1조원 가까이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며 중국 알리바바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년 전 마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자 마라와 같은 매운 음식에 잘 어울리는 고량주 종수를 3~4종에서 지난해 말 10여종 가까이 늘려왔다. 그러다 최근 마라에 대한 인기가 생각보다 거세지면서 직접 고량주 론칭에 나서게 됐다.
실제 위메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10일까지 마라를 비롯한 마라탕 재료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08배 이상 늘었다. 올해 5월 말까지 마라탕 재료의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96배 증가했던 것에 비해 더욱 늘어난 셈이다. 마라를 넣고 볶는 ‘마라샹궈’ 재료의 판매 증가율도 35배가 넘었다. 식품업계도 마라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풀무원 건면 브랜드 ‘생면식감’은 지난 8일 11번가에서 ‘포기하지 마라탕면’을 단독 판매했다. 이 제품은 판매 개시 100분 만에 모두 완판됐다. 마라 소스를 활용한 치킨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bhc의 마라칸 치킨이 출시 한달만에 15만개가 판매된 데 이어 굽네치킨은 베스트셀러 메뉴인 ‘볼케이노 치킨’에 마라 소스를 더해 구워낸 ‘굽네 마라 볼케이노’를 출시하며 마라 열풍에 가세했다. 윤종민 롯데백화점 주류 바이어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대부분 마라같은 맵고 얼큰한 중식을 선호해 여기에 어울리는 고량주를 출시하게 됐다”며 “소주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도수가 높고 깔끔한 맛을 지녀 연태고량주처럼 인기가 있을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성규·허세민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