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제철 용광로, 더 뜨겁게 타오른다

1兆 들여 당진제철소 1고로 정비

생산능력·효율성 대폭 향상 기대

1315A17 고로생산능력



대규모 투자를 통해 소결로 친환경 설비를 최근 신규 가동한 현대제철이 이번엔 일관제철소의 핵심 설비인 고로(용광로) 개수에 나선다. 개수는 수명이 다해가는 고로를 부수고 새로 짓는 것으로 투자금액 1조원 이상이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다. 내년에 당진제철소 1·2고로에 화입한 지 10년째를 맞는 현대제철이 중장기적인 경영 계획을 세우며 반등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1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 2010년 1월 화입(가동시작)한 당진제철소 1고로 개수를 위해 전문 업체 선정절차에 착수했다. 현대제철은 해외 전문업체와 포스코건설 등 국내 업체들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로 개수는 수명이 다해가는 용광로를 부수고 새로 짓는 작업이다. 고로는 항아리 형태의 용광로와 열풍시설 등 주변 부대시설로 구성되는데 이 중 용광로만 새로 짓는 것이다. 전체 시설을 신규 설치할 때는 5조원 이상의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하지만 개수에는 1조원 안팎의 돈이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로의 수명은 약 15년이다. 고온을 견디기 위해 용광로 내부에 쌓아올린 내화벽돌이 닳아 없어지는 주기다. 수명이 다한 고로를 새로 지으면 해당 고로가 2대기(두 번째 생애)에 들어섰다고 표현한다. 그만큼 일관제철소에서는 의미 있는 변곡점이다. 고로 1개를 개수하는 데는 약 3~6개월이 걸린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는 고로 3기가 있다. 1·2고로가 각각 2010년 1월과 11월 가동을 시작했고 3고로는 2013년 9월 화입했다. 당진1·2고로가 내년에 가동 10년 차를 넘어서게 된다. 고로 개수를 지금부터 준비해 15년 차를 맞는 2024년께 개수를 완료한다는 게 현대제철의 계산이다. 현대제철의 한 고위 관계자는 “1고로와 2고로의 생산 관련 주기를 잘 맞춰 1고로 개수 이후 2고로도 개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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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개수에는 점점 대형화하고 있는 글로벌 철강업의 흐름에 발맞춘다는 전략도 깔려 있다. 최근 글로벌 철강업계는 대형화 추세가 완연하다. 비록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서 합병을 불허하기는 했지만 독일 티센크루프와 인도 타타스틸이 합치기로 했던 것도 대형화로 글로벌 불황을 돌파하기 위해서였다. 이웃 철강선진국 일본도 철강업 합종연횡 흐름이 거세다.

철강사들은 대형화를 위해 고로 개수를 택하기도 한다. 고로 개수 때는 최신식으로 생산능력을 키우는 게 보통이다. 업력이 비교적 오래된 포스코 또한 꾸준한 고로 개수를 거쳐 전체 9개 중 연산 500만톤 이상의 고로를 4개 보유하게 됐다. 2017년 개수한 포항3고로가 직전보다 약 30%가량 생산능력을 높여 연산 511만톤의 초대형 고로로 재탄생한 게 대표적이다. 현대제철 당진 1~3고로는 모두 연산 400만톤 규모다. 약 30%를 늘리면 500만톤 이상의 프리미엄급 고로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철강사들의 대형화 흐름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기업 몸집 키우기뿐만 아니라 핵심 생산설비인 고로의 대형화 의미가 강하다”며 “고로 개수를 통해 용광로 1개당 생산능력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뿐 아니라 포스코도 조만간 고로 개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 제철소에서 생산능력이 연 400만톤을 밑도는 고로는 포항1고로(130만톤), 포항2고로(204만톤), 광양2고로(358만톤) 등 세 곳이다. 이 중 포항1고로는 주변 부지가 좁아 개수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2고로는 2015년 개수를 마쳤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고로 개수 시기는 업황과 내부 상황 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판단한다”며 “시기와 관련해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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