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위치한 롯데마트 화명점은 지난 3월 지역 고객들의 선호 상품인 한재 미나리 적기를 선정하고 점포 판매 계획에 따라 현장 책임 발주를 시행했다. 평소 발주량 대비 10배 이상을 발주해 매장 행사장에 진열했고, 지역 시세를 반영해 가격은 전점 행사가 대비 200원을 낮췄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전점 평균 대비 9배 이상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지난 3월 현재 미나리 판매 1등 매장에 올랐다.
#롯데마트 서초점은 지난 3월 대형마트로는 처음으로 전 상품에 대해 우수농산물(GAP) 인증을 받은 ‘로컬채소’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로컬채소는 신선함과 지역 고유의 식품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안정적인 상품 공급이 어려우 전면 도입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서초점은 용인시와 협력해 신선함과 안전성을 보장하는 로컬채소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아직 20종이 안되지만 매달 꾸준히 성장하며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롯데마트 영종도점은 외국인들이 ‘허니 피크닉 세트(견과류)’를 많이 찾는다는 점을 감안해 해당 상품 250박스(2,000세트)를 발주했다. 기존 자동발주 시스템의 경우 해당 상품은 발주량이 생성되지 않았으나, 점포에 부여된 발주기능을 활용해 완판을 이뤄냈다.
이처럼 롯데마트 화명·서초·영종도점이 본사 일괄 행사 발주 등으로는 나올 수 없는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가 취임 후 줄곧 강조해 온 현장책임경영이 자리한다. 문 대표는 올 초 현장에서 자율적인 판단과 실행을 주요 골자로 하는 현장책임경영을 발표했다. 지역에 따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판단에 따라 마트와 소비자들의 접점을 최대한 넓혀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실제 실험이 성공적으로 나타나자 문 대표는 로컬채소라는 아이템에 힘을 실으며 현장책임경영 실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문 대표는 최근 임원급 이상이 참여하는 시니어보드 미팅에서 “고객들에게 로컬채소 강점을 어필할 수 있도록 해보자”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상품을 고객에게 인지시키는 목적으로 물량을 늘리고 진열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는 것은 의미가 떨어진다”며 “고객들이 차별화된 상품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수확농가, 원산지를 강조하는 진열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가 로컬채소 강조에 나선 이유는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 상생이라는 사회적 역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로컬푸드 확산을 위한 3개년 추진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정부도 로컬 채소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미 지난 2014년부터 점포 인근 생산자와 상생 협약을 통해 로컬채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체적으로 ‘Lotte-GAP(농산물우수관리)’을 도입해 로컬채소 생산자의 단계적 교육과 시설 하우스 위생관리 등 현장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로컬채소 판매 마트 90개점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연내 110개 점포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GAP 인증을 받은 상품만 취급하는 ‘로컬채소 GAP 농산물 전용 매장’을 연내 70개 가까이 늘려 나갈 계획이다. 봉원규 롯데마트 채소팀 수석은 “현재 20개 단체와 얘기를 진행하고 있다”며 “계획대로 진행되면 올해 66개 매장이 GAP 인증을 받은 로컬채소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