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미인도 진품 주장' 前국립현대미술관 실장 무죄 확정

진품 논란 속 언론사에 기고문 보내

法 "미술품과 작가 평가는 별개"

미인도. /서울경제DB미인도. /서울경제DB



고(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주장했던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이 명예훼손 소송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국립현대미술관 전 학예실장 정모(62)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1991년 국립현대미술관은 소장하던 미인도를 처음 공개하면서 이 작품이 천 화백의 진품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당시 작품을 직접 본 천 화백은 자신이 그린 게 아니라고 주장하며 논란이 일었다. 미술계는 자체 감정을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인도는 천 화백 작품이 맞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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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에는 이상범 화백의 그림을 위조해 검찰조사를 받던 화가 권춘식씨가 “미인도는 내가 위조했다”고 주장하며 또 다시 논란이 일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미인도는 진품이라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정 전 실장은 2015년 10월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내용의 기고문을 언론사에 보냈다. 천 화백의 유족은 “가짜 미인도를 진품이라고 주장한다”며 정 전 실장 등 전·현직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 6명을 고소·고발했다. 2016년 검찰은 “미인도는 진품”이라고 결론 내리며 관계자 5명을 무혐의 처리했다. 다만 정 전 실장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론에 단정적으로 흘렸다는 이유로 허위사실에 의한 사자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1·2심은 “기고문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더라도 미인도가 아닌 천 화백에 대한 사회적·역사적 평가에 변화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인정했다. 이어 “미술품 진위 논란이 곧바로 작가의 사회적 평가를 해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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