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간 갈등에서 향후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중재를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아폴로 11호 달 착륙 50주년 기념행사 도중 기자들에게 “일본과 한국 간에 갈등이 있다”며 “실은 한국 대통령이 내가 관여할 수 있을지 물어왔다”고 밝혔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일 간 무역갈등이 있고 문재인 대통령이 관여를 요청했다”며 “두 정상을 좋아하는데 둘 다 원하면 내가 관여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청와대는 20일 “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한미정상회담에서 한일갈등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며 “당시 일본 언론이 경제보복 가능성을 계속 보도한 데 따른 외교력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양국이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하면 거기 있을 것”이라고 밝혀 미국의 개입을 끌어내려면 일본 측의 요청도 있어야 한다는 것과 우선 한일 양국이 갈등 확산을 자제하고 상호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뒀다.
한편 청와대에서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일본 방문에 이어 23일부터 양일간 방한한다고 공식 확인함에 따라 볼턴 보좌관이 양국 간 중재역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볼턴 보좌관이 7월23~24일 방한한다”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4일 볼턴 보좌관과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한미동맹 강화방안 등 양국 간 주요 현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방한 기간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뉴욕=손철특파원 양지윤기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