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74개 단체는 2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은 해고노동자 김용희에게 당장 사죄하고 복직시키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밝힌 성명서에서 “악덕 부패 재벌에 맞서 한 노동자가 목숨을 걸고 투쟁하고 있다”며 “그간 수천 명의 노동자를 죽음에 몰아넣고도 책임 회피만 해왔던 삼성은 이번에도 해고 노동자의 절규에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용희(60) 씨는 경남지역 삼성 노조설립위원장 활동으로 지난 1995년 부당해고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정년 전 복직을 요구하며 올해 6월 10일 강남역 사거리 교통 CCTV 철탑에 올랐다. 이날로 고공 농성은 43일째, 단식은 50일째다.
이들은 김 씨가 해고를 당하고 투쟁한 경과를 설명하며 “김 씨는 노동조합(노조)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납치, 폭행, 간첩 누명 등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는 탄압을 받다가 결국 부당 해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삼성은 김용희 노동자의 요구를 전면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며 “민주주의 원칙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끝까지 싸워 김용희 동지를 살려내자”고 호소했다. 최규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인권위원장도 “현재 김용희 씨가 있는 곳은 사람이 서 있는 것조차 힘든 곳”이라며 “다시 땅을 밟게 할 수 있는 처방은 삼성을 흔들 수 있는 연대와 실천뿐인 만큼 함께 투쟁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성명서에는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박순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지도의원, 조현철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 이사장 등 개인 379명도 이름을 올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이재용은 감옥으로, 김용희는 지상으로”, “김용희를 살리자”, “공권력과 결탁한 삼성의 초일류 노동 탄압” 등의 구호를 외친 뒤 청와대에 성명서를 전달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