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국토위원장 '버티기' 박순자, 당원권 정지 6개월

사실상 내년 총선 공천 어려워보여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직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윤리위에서 소명 절차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국회 국토교통위원장직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윤리위에서 소명 절차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직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박순자 의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날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3시간 넘게 진행된 전체회의 끝에 박 의원에 대해 “당원 징계의 건에 대해 의결하였다”며 “그 주요 내용은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설득에도 끝내 국토위원장 사임을 거부하며 당 지도부의 리더십에 상처를 입힌 박 의원에 대한 ‘일벌백계’ 차원의 징계로 분석된다.

이날 박 의원은 이날 예정된 시각보다 30분 늦은 오후 2시 30분께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리위 회의에 참석해 약 2시간 뒤에 홀로 회의장을 빠져나와 말없이 자리를 떠났다. 앞서 박 의원은 홍문표 의원과 국토위원장직을 1년씩 나눠맡기로 합의했다는 한국당 지도부의 주장을 반박하며 위원장직 사퇴를 거부해 왔다. 그동안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박 의원이 스스로 국토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기를 설득했지만 박 의원은 끝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기에 이를 계파 갈등으로 보는 시각까지 더해지며 일각에서는 황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당 지도부는 박 의원의 사퇴 거부를 ‘해당 행위’로 규정했고, 결국 이날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박 의원에 대한 윤리위 회부 안건도 황 대표가 직접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윤리위의 결정에 따라 박 의원의 내년 총선 공천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검토 중인 한국당의 새 공천안에는 당원권 정지를 받은 당원은 공천에 불이익을 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박 의원이 마음을 바꾸지 않은 것은 국토위원장직을 유지해 지역구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함으로써 무소속 출마까지 고려해 표심을 챙기는 게 더 이득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국토위원장은 한국당 몫으로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은 박 의원이 국토위원장을 맡는 게 정당하냐는 물음도 제기된다. 당초 국토위원장직을 승계받기로 했던 홍 의원은 “박 의원이 책임을 통감하고 국회와 당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며 “박 의원이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방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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