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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소민, “미미하더라도 조금씩 성장해가고파”

영화 ‘기방도령’서 해원 역

상대 배우를 만났을 때, 항상 그 사람의 장점을 많이 보려고 노력하는 배우 정소민, 데뷔 후 첫 도전한 사극 영화 ‘기방도령’에서도 이준호와 케미스트리가 빛났다.

남대중 감독의 ‘기방도령’은 여성의 인권이 존중 받지 못하고 신분차별이 심했던 조선시대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천한 신분 중의 하나로 여겨졌던 기방도령이 여인들의 한을 이해하고 순수한 사랑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영화는 ‘남자 기생’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내세워 조선시대 억압받던 여성들의 삶을 되돌아본다. 불경기 조선, 폐업 위기의 기방 ‘연풍각’을 살리기 위해 꽃도령 ‘허색’이 조선 최초의 남자 기생이 되어 벌이는 신박한 코믹 사극이다.




정소민은 시대를 앞서가는 사고방식을 가진 현명하고 아름다운 여인 해원 역을 연기했다. 당찬 성격의 아씨 ‘해원’ 은 조선시대에 만연해있는 반상, 남녀의 차별을 부당한 것으로 여기는 깨어 있는 양반가 규수이다. 단아한 외모로 돌직구와 팩트폭행을 서슴지 않는 그녀의 캐릭터는 ‘허색’과 로맨스 케미스트리를 뿜어내 영화의 재미를 극대화했다.

정소민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울림’과 ‘재미’이다. 대본을 읽어내려갈수록,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 해원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 장르적인 것을 떠나서 이 시나리오의 다음 장이 궁금해지고 제게 울림이 있고 와 닿는 이야기를 본다. ‘기방도령’은 비행기에서 대본을 봤는데 중간에 끊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계속 다음 장이 궁금해지는 그런 대본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

데뷔 9년 만에 첫 사극 도전이다. 오랫동안 한국 무용을 했기에 한복을 평상복만큼 편하게 입는다는 정소민은 생각보다 사극 기회를 늦게 만나게 됐다.

“작품마다 시대가 주는 정서가 있다. 그런 면에서 억압 받고 폐쇄적인 조선이라는 시대상 안에서 살아가는 해원이 어떤 사고 방식을 가지고 행동을 하게 되는지가 궁금했다. 또 왜 해원이 허색을 좋아하게 됐는지에 대해 알고 싶었다. 첫 리딩 전까지만 해도 말투에 대한 고민도 했는데 감독님이 편하게 하라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난 이후부터 캐릭터에 더 집중했다. ”

혜원과 정소민의 공통점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저도 장녀다 보니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가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추구하는 점이다. 배우로서그런 캐릭터를 만났을 때 신나서 연기할 수 있는 것을 보면 비슷한 것 같다. ”고 전했다.


수려한 용모는 물론, 시, 서, 화에도 능한 재주를 지닌 완벽한 꽃도령 ‘허색’ 역을 맡은 준호는 영화 ‘스물’ 이후 오랜 만에 호흡을 맞춘 동갑내기 친구이다. 다만 군복무 때문에 홍보 활동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정소민은 “누구보다 제일 작품을 보고 싶어할 사람이 준호씨다” 며 “정말 열심히 하고 자기 몫 이상으로 해내는 배우라 배울 점이 많다”고 치켜세웠다.



2010년 드라마 ‘나쁜 남자’로 데뷔한 이후 9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정소민은 SBS 파워FM ‘영스트리트’ DJ로 활약 중이다. 이서진 이승기 박나래와 함께 올여름 방영을 시작하는 SBS 예능프로그램 ‘리틀 포레스트’에도 출연 예정이다. 다양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프로그램의 취지와 시기적으로 잘 맞았기 때문에 DJ와 예능에 도전했다고 했다.

배우를 하면서 “사람을 이해하는 폭이 점점 넓어지게 됐다”고 말한 정소민은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은 열망을 털어놨다. “제가 성장하는 건 더딘 것 같다. 모든 부분에 있어서 어마어마하게 계속 생각해야 한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다른 캐릭터를 맡으면서 거기에서 오는 배움이 크다. 그렇기에 하나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도전을 하고 싶다. 순간 순간 저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선택하고 싶다. 현장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일로 다 모인거지만, 이 시간들이 다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나이를 먹을수록 그 마음이 되게 커진 것 같다. ”







정소민의 장점은 어떤 배우랑 붙어도 케미가 잘 맞는다는 점. 그는 배우 정소민으로서가 아닌 작품 속 인물로서 만나기 때문이라는 단순하지만 명쾌한 대답을 내 놓았다.

“사람이 혼자 살 수 없는 것처럼,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그 인물이 혼자 살고 있는 게 아니지 않나. 모든 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생겨난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그 때 그때 붙는 사람에게 집중 할 수 밖에 없다. 상대방이 하는 말을 듣고 있으면 이 캐릭터로 색깔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저와 호흡을 맞추는 상대방의 말을 주의 깊게 듣는 게 중요하다.”

정소민은 느리지만 천천히 성장하는 30대를 소망했다.

“어떤 사람이 돼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크다. 20대 때는 질풍노도의 시기 같은 느낌이었다면, 20대 후반부터 지금까지는 그동안 내가 벌려놓은 생각들이나 상황들을 차곡차곡 정리하는 시기인 것 같다.연기적으로 미미하더라도 조금씩 성장해나가자는 마음은 늘 변함 없다.”

[사진=판씨네마 ]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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