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뇌관으로 부상한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3억원이 넘는 고액연봉을 제시하며 인력유치에 나섰다. 미국이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인 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연구개발(R&D)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해석된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서명한 e메일 서류를 인용해 화웨이가 올해 전 세계에서 20~30명의 최고급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특별채용에는 8명의 박사학위 소지자가 포함될 예정이며, 이들의 연봉은 89만6,000위안(약 1억5,000만원)에서 많게는 201만위안(약 3억4,000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화웨이가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내걸며 인재유치에 나선 것은 미국의 제재로 타격을 받은 R&D 부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화웨이는 지난 5월 미국의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르며 미국 업체가 공급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서비스 등을 구매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자회사의 기술이전이 막히자 22일에는 미국의 R&D 자회사인 퓨처웨이 직원 600여명의 감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런 CEO는 e메일에서 “화웨이는 미래의 기술과 상업 전쟁에서 이길 필요가 있다”며 “핵심인재 채용에는 최고의 도전과 보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화웨이의 인력채용은 회사의 ‘전투능력’ 향상 노력에 발맞춰 매년 확대될 계획이다.
다만 SCMP는 익명의 화웨이 직원을 인용해 높은 보수와 패키지와 관련한 내부논란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제재로 회사 매출이 300억달러가량 줄어든 가운데 신입 직원에게 제시하는 연봉이 지나치게 높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런 CEO는 전날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스마트폰 총 출하량이 당초 예상치보다 8% 높은 2억7,000만대가 될 것이라고 공언하며 제재에 따른 타격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화웨이는 오는 30일 상반기 재무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