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한국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일본 수출이 전년 대비 12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악화 속에서 일본만 수출이 크게 늘었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가 소니·샤프·파나소닉 등 일본의 TV 업체에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를 미리 귀띔해줬고 일본 기업들이 패널 확보에 나섰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 따르면 지난달 OLED 패널의 대일본 수출액은 1,32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9.2% 늘었다. 같은 기간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일본 수출이 28.9% 줄었음에도 전체 패널 수출액은 3,020만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만큼 OLED 패널이 많이 팔렸다는 뜻이다.
국가별로 봐도 대일본 수출은 눈에 띈다. 지난 6월 중국으로의 패널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8.0%, 베트남은 10.2%, 멕시코는 78.0% 각각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TV용 OLED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독점 생산하고 있어 일본 OLED TV 업체의 한국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대한국 수출규제를 앞두고 물량을 대거 많이 사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일본 수출 약진과 달리 지난달 디스플레이 패널의 전 세계 수출액은 15억9,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6% 줄어들었다.
이는 2016년 4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6.7% 줄어든 후 3년 2개월 만의 가장 큰 감소폭이다. 패널별로는 6월 LCD 패널 수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43.3% 감소했고 OLED 패널 수출도 2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해 12.5%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중국 LCD 패널 업체의 저가 공세와 함께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완성품 업체들의 패널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LG디스플레이도 실적 발표를 통해 “패널 판가는 2·4분기 말부터 급락하고 있다”며 2·4분기 적자 확대의 원인으로 고객들의 보수적인 구매 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