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디지털 회사로의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올 하반기에도 디지털 인재 채용에 나선다. 신입 공채에 디지털 직군을 따로 선발할 뿐만 아니라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에 대비하기 위해 경력직 채용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 업계에 발을 디디려면 디지털 마인드 무장이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올 하반기 중 디지털 직군을 포함한 신입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한카드의 한 관계자는 “아직 규모나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직군 합격을 위해선 관련 경험을 쌓는 것이 필수적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하반기 신입 공채를 통해 ▲디지털 인사이트(Digital Insight) ▲신사업 및 핀테크 ▲빅데이터 ▲정보통신기술(ICT) 등 4가지 직군으로 나눠 총 40여명을 채용했다. 디지털 인사이트 직군은 학회·동아리·대외활동·논문 등을 통해 디지털 관련 지식이나 경험을 갖고 있으면 유리하다. 핀테크 직군도 핀테크나 모바일 관련 지식이나 경험을 쌓아두는 것이 좋다. 이 두 직군의 경우 전공 제한이 없는 반면 빅데이터와 ICT 직군은 이공계 전공 위주로 제한을 뒀다. 빅데이터 직군은 통계·심리학·금융공학·산업공학 등 관련 전공을, ICT 직군은 컴퓨터 공학 등 관련 전공을 보유해야 했다.
KB국민카드는 2017년과 지난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38명 중 절반이 넘는 20명을 디지털 부문 인력으로 선발했다. 디지털 분야 경력직도 같은 기간 46명을 채용했으며 올해도 5명을 충원했다. 블록체인이나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에 대한 전문 역량을 갖춘 인재라면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KB국민카드 측 설명이다.
인턴으로 디지털 직군을 채용하는 곳도 있다. 현대카드는 디지털 인재를 인턴 정규직 전환형과 경력직으로 나눠 뽑는다. 올 상반기엔 기획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직군으로 약 40명의 인턴을 선발했으며 인턴 평가를 통해 우수 직원을 신입 사원으로 정식 선발할 예정이다. 현대카드의 한 관계자는 “인턴은 이공계 전공이 아니더라도 디지털 분야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대내외 활동으로 경험을 쌓았다면 최종 합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력 채용의 경우 상시 채용 과정을 거친다. ▲플랫폼 구축 ▲데이터 사이언스 ▲웹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 ▲신사업 및 신기술 등 분야에서 실무 경험과 직무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뽑는다.
카드사 인사 담당자들은 일반적인 직군과는 다르게 채용 과정에 대비해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A카드사의 한 인사 담당 직원은 “일반적인 직군에선 신입의 창의성이나 개성보다는 조직과 융화될 수 있는 능력이 우선시된다”면서 “반면 디지털 직군의 경우 신입도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은 만큼 자신만의 전문 역량을 다양한 방식으로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임원 면접에선 디지털 역량보다는 인성적인 요소를 더 따진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 카드사는 지난해 공채 당시 실무면접을 통해 간편결제 등 핀테크 발달에 대한 카드사의 대응방안 등을 질문했다.
카드사는 ‘통섭형’ 인재가 디지털 부서에 들어오길 바란다. 즉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회사 방향에 맞게 새로운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는 것이다. B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신용카드사는 통상적인 정보기술(IT) 업체처럼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 아니라 우수한 AI, 빅데이터 기술 등을 국내 금융 및 결제 시장에 맞게 상용화하는 곳에 가깝다”면서 “사회적인 트렌트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디지털과의 접점을 찾는 통찰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