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공동창업자 제프리 스트로벨 최고기술임원(CTO)이 회사를 떠난다. 스트로벨의 퇴장으로 테슬라 창업자들 중 일론 머스크 한 명만 남게 됐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머스크는 스트로벨이 CTO직을 내놓고 16년간 몸담았던 테슬라를 떠난다고 밝혔다. 스트로벨은 전기차의 기초인 배터리팩 설계·개발을 이끌었고 테슬라 초기의 주력 세단 모델 S 개발에 힘을 쏟았던 인물이다. 테슬라가 보유한 특허 중 수십개도 그가 발명한 것이다. 후임 CTO에는 드루 바글리노가 선임됐다.
머스크는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에게 “테슬라의 현재를 있게 했던 그의 역할에 감사한다. 그가 없었다면 테슬라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스트로벨은 테슬라와 함께한 시간을 “모험적인 16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나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내가 회사를 떠나는 것은 회사에 대한 신뢰가 없어서가 아니다. 나는 팀과 회사를 사랑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스트로벨은 회사를 그만두지만 상임고문역을 맡아 테슬라에 조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스트로벨이 회사를 떠나면서 테슬라 창업자들 중 회사에 남은 이는 머스크 한 명으로 줄었다. 테슬라는 지난 2003년 엔지니어 출신인 마틴 에버하드와 마크 타페닝이 설립했으며 이후 머스크와 스트로벨, 이언 라이트가 합류했다. 하지만 1년 후 라이트, 2007년에는 테슬라의 첫 CEO인 에버하드가 자리를 옮겼고 이듬해인 2008년 타페닝도 이탈 대열에 합류했다. 여기에 스트로벨까지 가세하면서 이제 테슬라는 ‘머스크 왕국’이 된 셈이다.
스트로벨과 공동창업자들의 퇴장은 테슬라가 과거와 완전히 다른 회사로 변신했다는 의미로도 분석된다. 지난해 엔지니어링 책임자 더그 필드가 ‘모델 3’ 생산을 앞두고 퇴직하고 올 1월 장기간 회사 재정을 맡아온 최고재무책임자(CFO) 디팍 에이후자가 테슬라를 떠난 것도 회사의 구조전환을 위한 정책의 일환이었다는 해석이다. 포브스는 “스트로벨의 퇴직은 테슬라가 실리콘밸리의 단순한 스타트업에서 세계 전기차 시장을 이끄는 업체로 이행하는 전환의 시대를 마감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