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좋은물'

김복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김복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김복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물은 우리의 건강한 삶을 지켜주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우리나라는 유엔으로부터 물부족국가로 분류되고 있지만 예로부터 금수강산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산과 맑은 물로 유명했다. 전국 방방곡곡에 깨끗하고 건강에 유익한 수원(水源)이 널리 분포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지난 2017년부터 ‘한국의 좋은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과연 어떤 물이 ‘좋은물’일까. 이번 프로젝트에서 일종의 고유명사처럼 규정한 좋은물은 단순히 깨끗한 물만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입증된 물의 특성과 기능이 다양한 용도에 최적화될 수 있는 물이다. 연구원은 국내 유명 약수, 샘물, 온천과 국가지하수 관측망·측정망을 비롯한 좋은물 수원 470여곳에서 시료를 채취했다. 이를 통해 미네랄, 극미량 동위원소 등 80종에 이르는 수질특성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수원을 전국 600곳으로 확장하고 자료를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좋은물 프로젝트에서 재미있는 것은 지질학적 특성에 따른 물의 미네랄 특성과 생성 기원을 밝히는 것이다. 오색·삼봉·개인 등 유명 약수터 물의 좋은 성분들은 대부분 지하 심부로부터 미네랄이나 탄산 성분이 균열대를 따라 이동해 유입됐다. 특히 퇴적암·석회암 지역에 미네랄워터 수원이 많이 분포한다. 따라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미네랄 성분인 마그네슘·칼슘 등의 분석은 물론 흔히 기능성 성분이라고 할 수 있는 규소·바나듐·탄산가스 등에 대한 정보도 확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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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토대로 KIGAM은 2021년까지 국내에서 처음으로 좋은물 수질 성분을 담고 있는 ‘좋은물 지도’를 제작할 방침이다. 이 지도는 ‘한국의 좋은물 인터랙티브 지도 정보시스템’에 탑재된다. 해당 시스템에는 누구나 쉽게 접근해 한눈에 지역별 다양한 수원(약수·샘물·온천·지하수 등)과 그 특징(성분·지질·역사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좋은물을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성분 특성에 따라 각각 용도에 맞는 물 응용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과학자료 기반의 DB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것이 완성되면 일상적으로 마시는 물 이외에도 커피나 전통차를 만드는 물, 다양한 종류의 술을 빚는 물 등 용도별로 최적화된 수질성분을 찾아 산업계가 최상의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된다.

물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독일·미국 등은 물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자국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나아가 그 가치를 산업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좋은물 연구개발(R&D)을 통해 양질의 수원에 대한 과학적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정부출연연구원의 임무일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국민건강 증진은 물론 물 산업의 성장과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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