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지금 한국은 초유의 안보·경제 다층 위기…고슴도치 외교 펴고 반기업·親勞 버려야"

[서경 펠로 긴급진단]

열강들 자국 우선주의 심화로

전통적 경제 우방 개념 사라져

'건드리면 서로 피해' 인식시켜야

경제성장은 민간 주도해야 변화

기업투자 이끌 勞정책 마련 시급

김정은(앞줄 왼쪽 세번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 66주년을 맞아 국립교향악단의 ‘7·27 기념음악회’를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 좌우에 김여정(〃 왼쪽) 당 제1부부장과 최선희(〃 오른쪽 두번째) 외무성 제1부상이 앉아 있다.  /연합뉴스김정은(앞줄 왼쪽 세번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 66주년을 맞아 국립교향악단의 ‘7·27 기념음악회’를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 좌우에 김여정(〃 왼쪽) 당 제1부부장과 최선희(〃 오른쪽 두번째) 외무성 제1부상이 앉아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가 동아시아의 열점(熱點)이 되고 있다. 열강들이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내며 한반도에서 핵심이익을 다투면서 지금 한국은 안보와 경제 양면에서 ‘다층적 위기(multilayered crisis)’에 빠져 있다. 일각에서는 외세에 시달리며 방향감각을 상실했던 구한말의 재연이라는 섬뜩한 경고도 내놓는다. 서경 펠로(자문단)와 외교안보·통상 전문가들은 2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열강이 한국을 함부로 건드리면 자신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며 ‘고슴도치 결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열강이 자국 우선주의 기치를 내거는 등 전통적인 경제 우방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만큼 한국 정부도 ‘반기업·친노동’ 덫에서 빠져나와 기업 경쟁력 제고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미일 공조 균열을 틈타 열강들의 한국 배싱(bashing·때리기)이 확대 재생산될 것이 분명한 만큼 안보 자강(自强)에 나서야 하고 경제 영역에서는 기업에 힘을 실어줘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펠로들은 이구동성으로 “지금 한국은 안보와 경제가 모두 위태롭다. 전례 없는 다층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러시아의 영공 침범에 대해서는 유엔 규탄 결의안까지 내야 하는데 우리가 미적지근하게 대응했다. 열강이 ‘한국을 건드리면 최소한 귀찮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해야 한다”며 “정교한 고슴도치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4개국과 북한이 한국에 대해 안보위협을 가하거나 경제보복을 할 경우에는 상대방도 피해를 입게 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시켜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동북아에서 힘의 공백은 결국 굳건한 한미동맹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새겨들어야 한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은 “21세기 동북아 갈등과 마찰은 다층적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면서 “결국 해법은 한미동맹이다. 북한을 의식해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는 조치들을 취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다독이기에 함몰돼 다른 국가들과의 외교를 등한시하는 ‘원 이슈 국가(one issue country)’ 함정에서도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 문제를 너무 중요시하다 보니 주변국과의 외교를 소홀히 했다. 결국 외교적 고립으로 이어졌다”며 “북한만 바라보는 외교정책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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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분야에서는 ‘반기업·친노동’의 색안경을 벗어던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업 투자 촉진과 규제 완화, 노동 유연화 등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경제의 정치화를 고수한다면 성장률 2% 달성도 버거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 성장은 민간이 주도해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정부가 지출을 늘려 달성하려 한다면 서글픈 얘기”라고 말했다. 이인실 경제학회장은 “경제 시스템을 바꿔야 할 때”라며 “기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노동정책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엽·빈난새기자 inside@sedaily.com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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