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가족들과 산행에 나선 뒤 실종된 여중생 조은누리(14)양이 수색 일주일이 넘었지만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30일 청주상당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육군 37사단 장병과 소방 구조대, 경찰 등 200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충북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내암리의 계곡 일대를 수색했다. 또 수색용 드론 9대로 산기슭 주변을 훑는 한편 수색견 6마리가 조양의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동선을 추적했지만 조양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수색대는 무심천 발원지인 계곡 위쪽 1.5㎞ 구간과 아래로 3.2㎞ 떨어진 마을 입구까지 수색 반경을 넓혔다. 수색대를 19개 구역으로 나눠 계곡과 빈집, 비닐하우스 등을 뒤지고, 조양의 부모가 요청하는 장소와 동선에 대한 집중 수색을 펼치고 있다.
조양은 실종 당시 “산에서 먼저 내려가겠다”고 말한 뒤 사라진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조양은 23일 오전 9시30분 가덕면 내암리의 계곡에 도착했다. 조양은 이곳에서 돗자리를 펴고 어머니와 공부방을 다니는 친구, 다른 부모 등 10명과 40여 분간 식사를 하고 물놀이를 했다.
조양의 아버지는 “산 위에 있는 무심천 발원지를 보러 가기 위해 산행에 나섰는데, 딸은 약 520m 정도 올라가다가 ‘벌레가 많아 더는 못 가겠다’고 아내에게 말한 뒤 혼자 산에서 내려갔다”며 “아이가 물놀이를 즐기던 장소에 있을 줄 알았는데 보이지 않아 실종 신고를 했다”고 전했다.
지적장애 2급인 조양은 평소 말이 느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의 아버지는 “은누리가 말은 느리지만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할 정도로 인지 능력에는 큰 문제가 없는 편”이라며 “길 눈도 밝고 되돌아온 길은 꼭 찾아서 돌아가곤 했다. 내암리 냇가는 서너번 온 적이 있어서 하산 도중에 길을 잃어버렸을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종 당시 조양은 회색 상의와 검정색 치마반바지 차림이었다. 또 파란색 안경테를 착용했고 왼손잡이다. 경찰은 조양의 사진과 인적사항, 인상착의 등을 담은 전단을 만들어 배포했다. 조양은 휴대전화가 없어 위치추적이 불가능한 상태다.
한편 경찰은 조양의 실종 기간이 길어지면서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하고 있다. 계곡 주변 민가를 찾아 목격자를 찾고, 현장에 달린 폐쇄회로TV(CCTV) 10여 대도 분석 중이다. 계곡을 오간 차량도 추적해 블랙박스도 확인하고 있다. 아직 범죄를 의심할 만한 단서를 찾지는 못했다. 경찰관계자는 “조양이 길을 헤매다 실종됐거나 누군가 조양을 유인해 현장에서 사라졌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