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0.25% 금리 인하와 관련해 “투자은행(IB)들, 시장의 평가를 나름대로 본 결과 추가적인 인하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크다”고 밝혔다. 최대 0.50%까지 내려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연준의 결정이 ‘덜 완화적’이란 평가를 받고, 이에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한은은 연준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뜻이다. 이는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운신 폭을 넓히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금리를 인하한 것은 당초 예상에 부합한다”면서도 “미국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이 생각했던 것보다 덜 완화적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FOMC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명확히 보험적 측면”이라며 “장기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점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이 총재는 미 연준의 추가인하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덜 완화적이라고 평가하나 기본적으로 연준이 미국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이번에도 밝힌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총재는 한국 여건이 악화될 경우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경제 상황이 많이 악화하면 당연히 통화정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 한은의 대응 조치에 대해서도 “일본의 수출규제는 상당히 큰 리스크”라면서도 “일본만의 조치를 가지고 (통화정책을) 하겠다고 판단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