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우드스톡 페스티벌

우드스톡 페스티벌의 지미 헨드릭스우드스톡 페스티벌의 지미 헨드릭스



1969년 8월15일부터 사흘 반나절 동안 뉴욕 북부 베델 평원에서 사상 초유의 대규모 페스티벌이 열렸다. 우스드톡 뮤직·아트 페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이벤트는 음악뿐 아니라 행위예술·마술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포함된 축제였다. 마이클 랭 등 행사를 계획한 기획자 4명은 뉴욕 북서쪽 우드스톡의 월킬을 행사 장소로 섭외했지만 지역 주민의 반대로 우드스톡에서 70㎞ 떨어진 베델 평원에서 축제를 열어야 했다.


‘3일간의 평화와 음악’이라는 축제 슬로건이 내걸린 이벤트는 당초의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행사 중 비가 쏟아지면서 평원은 진흙탕으로 변했고 문화적 자유를 갈망했던 히피와 젊은 청년 세대들이 공연장 울타리를 무용지물로 만들자 주최 측은 축제를 무료 공연으로 개방했다. 3일간의 축제 티켓 가격은 18달러로 지금 물가로 환산하면 15만원 안팎이었지만 무료 공연으로 개방되자 참가자가 점점 늘어 45만∼50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행사 전 차가운 시선을 보냈던 언론도 미국 문화의 새로운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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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 뮤지션 리치 헤이븐스가 개막 공연을 했고 존 바에즈와 재니스 조플린, 카를로스 산타나 등이 무대에 올랐다. 기타의 신으로 불리는 지미 헨드릭스는 마지막 날 공연에서 기타 줄을 물어뜯기까지 하며 명성 그대로 신들린 연주를 펼쳤다. 록 음악 역사에 길이 남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축제 기간 내내 비가 내렸지만 행사에 참여했던 이들은 사흘 밤낮으로 평화를 노래하고 반전을 외치며 자유를 만끽했다.

50년을 맞은 우드스톡 페스티벌이 톱 가수들의 외면과 기업 후원 철회 등으로 올해 행사가 취소됐다고 한다. 올 50주년 행사는 8월16~18일 메릴랜드주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스타 래퍼인 제이지와 첫해 행사 참가자였던 산타나 등이 장소 변경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고 후원 기업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50년 전 베델 평원을 뜨겁게 달궜던 축제는 아쉽게도 그 이후 열린 행사에서는 첫 이벤트의 열기와 열광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50주년 이벤트가 취소되면서 매년 우드스톡에 울려 퍼지던 평화와 반전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없어 안타깝다. 전설도 세월의 무게를 넘어서기는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자유와 평화를 외친 우드스톡의 정신은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살아 있다./홍병문 논설위원

홍병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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