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창간기획] 男 육아휴직 21% 그쳐...선진국 수준 높여야

[창간기획 : 한국판 노동 4.0 大計 세우자]

■ 보육·육아정책 개선 방향은

여성 경력단절 해결 힘쓰고

남녀 임금격차 해소 급선무




노동전문가들은 여성인력의 경력단절을 줄이기 위한 긴급 처방으로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첫손에 꼽는다. 아울러 여성이 출산이나 육아 등을 이유로 일을 그만두는 것보다 계속 일을 하는 것이 더 낫도록 남녀 간 임금격차 등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7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통계를 보면 지난 6월 남녀 고용률은 각각 71.4%, 51.8%로 여성이 20%포인트가량 낮다. 연령별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20대, 30대, 40대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각각 56.1%, 89.8%, 92.1%로 점차 높아지지만 여성은 같은 연령대에서 각각 60.2%, 61.2%, 66.0%로 별 차이가 없다. 특히 20대에는 여성의 고용률이 남성보다 높지만 30대를 기점으로 갈수록 크게 역전된다.


이런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여성들이 결혼 이후 출산과 육아 부담으로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과 가정생활이 양립하기 힘든 현실 탓이다. 이에 따라 남성이 여성의 육아를 함께 도울 수 있도록 육아휴직을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경희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혼여성에게만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 보육 및 육아정책의 방향을 남성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일과 생활의 균형을 찾는 문화도 여기에서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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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남성들의 육아휴직은 최근 몇 년 사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부족하다.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보면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율은 17.8%, 올 상반기에는 20.7%로 소폭 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평균 수준에 겨우 턱걸이 한 수준이다. OECD에 따르면 3년 전인 2016년 회원국들의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중은 평균 약 20%였다. 아이슬란드·스웨덴·포르투갈 등은 40%를 웃돌았다. 조규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은 “남성의 육아휴직이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며 “육아휴직에 따른 가계의 소득 감소를 보전하고 기업의 비용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남성에 비해 부족한 여성의 급여나 승진 기회 등도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성이 출산과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육아밸리’를 견뎌내고 일을 계속하는 것이 매력적이어야 경력단절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남녀 성별에 따라 갈수록 벌어지는 채용 및 승진, 임금 수준의 격차가 여성의 경력단절을 유도하고 있다”며 “많은 여성들은 이런 현실에서 결혼과 가족 대신 일을 선택하고, 결과적으로 저출산 문제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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