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배달앱·타다 기사는 자영업자? 근로자? 지위놓고 갑론을박

[한국판 노동 4.0 大計 세우자]

<하>역주행하는 정책과 법안-구닥다리 근로기준법




애플리케이션 등 플랫폼을 통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노동자들은 업체에 소속된 노동자일까, 독립적인 자영업자일까. 플랫폼 노동이 확산되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전통적 산업 기반 위에서 만들어진 근로기준법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일자리를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에서 모빌리티 플랫폼 소속 운전기사 등 대부분의 플랫폼 노동자들은 개인사업자 지위를 갖고 있다. 이를 두고 플랫폼 노동자들은 업체에 사실상 소속돼 일을 하고 있으니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자신의 선택에 따라 자유롭게 업무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영업자에 가깝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지난해 4월 배달대행 업체 배달원의 산업재해 보험과 관련한 판결에서 근로자는 아니지만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인 택배원에 해당한다며 산재보험을 받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에서는 우버 운전자의 지위가 몇 년째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은 지난 2015년 우버 운전자를 노동자라고 판단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4월 미국 노동부는 플랫폼 노동자들은 업체의 종업원이 아니라 ‘독립계약자’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반대로 올해 7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상원 공공고용 및 은퇴위원회에서는 우버·리프트 운전자들을 근로자로 전환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플랫폼 노동자들은 실업보험·의료보험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법안을 발의한 로레나 곤살레스 주하원 의원은 “직장 불평등과 존엄성을 해결하기 위한 새롭고 혁신적인 안”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반대하는 측에서는 업체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바클레이스 투자은행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승차공유 운전자들이 근로자로 전환되면 우버는 연 5억달러(약 5,923억원), 리프트는 2억9,000만달러(약 3,435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권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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