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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락후 내일 첫 옵션만기일…양매도 ETN 이달도 손실?

지난달 만기일 대비 지수 7.28%↓

8일 코스피 2~3% 급반등 불발 땐

올 들어서만 세번째 정산손실 볼듯

올들어 2,000억원 이상 매도




코스피지수 양매도 상장지수채권(ETN)이 이달 옵션 만기일인 8일 정산손실을 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지난달 옵션 만기일 대비 지수가 5% 이상 하락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만기일 하루 동안 코스피지수가 2~3%가량 급반등하지 않으면 올 들어서만 세 번째 정산손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가 252.00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옵션 만기일인 7월11일 종가(271.78) 대비 7.28% 빠진 수치다.

양매도 ETN은 옵션 만기일 기준으로 한 달간 주가가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예컨대 5% OTM종목의 경우 코스피200지수가 옵션 만기일 기준 ±5% 내의 변동률을 기록하면 옵션 매도 프리미엄을 받아 매월 0.3~0.4%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연간 4~5%의 수익을 내는 구조다. 그러나 한 달 사이 그 이상으로 주가가 오르거나 내리면 그만큼 손실이 발생한다. 예컨대 7%의 상승 또는 하락을 기록하면 2%포인트만큼의 손실이 생기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가가 박스권에서 움직이면서 양매도 ETN들은 매달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


그런데 올 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2월과 5월 이미 정산손실을 기록했다. 만약 8일 하루 동안 주가가 2~3%가량 극적으로 반등하지 않으면 이달에도 손실이 불가피하다. 5% 양매도 ETN의 경우 8월 옵션 만기일에 행사가격이 257.5와 260.0인 코스피200지수 콜옵션을 반반씩 매도했다. 이는 코스피지수로 환산하면 각각 1,951.39와 1,970.34에 해당한다. 이날 1,909.71로 마감한 코스피지수가 8일 하루 동안 최소한 1,951.39를 넘지 않으면 일부 손실이 발생한다. 지수가 1,970.34를 넘어야 옵션 매도 프리미엄을 모두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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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주가에는 이 같은 우려가 반영돼 이달 이후 가격이 크게 내려간 상황이다. 시가총액 기준 1·2위인 TRUE코스피 양매도 5%OTM과 삼성 양매도 5%OTM은 이달 들어 각각 2.16%, 2.26% 하락했다. 연초 이후로는 각각 2.57%, 2.45% 빠졌다. 3%OTM 상품의 하락 폭은 더 크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10년간 주가지수로 보면 1년에 한 번, 많아도 두 번 정도만 옵션 만기 손실이 발생했다”며 “그러나 올 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거의 석 달에 한 번꼴로 손실정산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적 수익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저조한 수익률에 실망하며 올 들어서만 2,000억원 이상 팔아치웠다. 거래소에 따르면 1월 초 투자들이 보유한 양매도 ETN 규모는 8,248억원(7개 종목)이었으나 이달 6일 기준 6,105억원(12개 종목)으로 줄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TRUE코스피 양매도 5%OTM의 경우 8,205억원에서 5,984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부각되며 인기몰이를 하면서 지난해 7월까지 1개에 불과했던 양매도 ETN은 현재 12개까지 늘었다. 특히 대부분 신탁계정을 통해 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당시 상품을 판매했던 시점과는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고 있다”며 “변동성이 큰 장세가 지속되면 올해도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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