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대기업 "日행동 예측 불가" 대책 한계…중기도 CP효과 누리기 어려워 '한숨'

“규제에 대한 공포보다 규제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더 큰 리스크입니다.”


기업들이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이어 ‘불확실성’이라는 더 큰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 7일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품목을 공개하지 않았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경우 그나마 수출규제 대상인 3대 소재에 한해서는 국산화와 거래선 다변화를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나머지 품목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반도체 업계의 한 임원은 “한국의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수출규제에 따른 효력을 계속 가져가기 위한 것”이라며 “보이는 적은 대응을 할 수 있는데 이제 안 보이는 적과 싸워야 하기 때문에 더 무서운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은 일본의 3대 소재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책을 최근 마련하고 있다. 완전한 탈일본은 어렵지만 국산화율을 높이고 수입 대체재를 확보하면서 재고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렇다고 안도하기는 이르다.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언제든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는 1,100여개 전략물자 중 국내 반도체 산업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품목이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일본산이 50%가 넘는 웨이퍼, 노광·증착·식각 등 반도체 장비 등이 대표적이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그나마 반도체 쪽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소재는 연관 산업이 많아 어디로 불똥이 튈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내부자율준수규정(CP) 인증을 받은 1,300~1,400여개 일본 기업과의 거래를 통해 화이트리스트 배제 전처럼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본부장은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일본의 소기업과 거래하는 경우가 많아 CP 기업을 통한 거래 효과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며 “일본이 품목을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정확한 피해 추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고병기·양종곤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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