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한 반도체 소재 3개 품목과 관련, 일본 기업이 허가를 신청한 수출 1건을 허가했다고 산케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산케이는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는 수출관리 강화의 일환으로 군사 전용이 용이한 제품과 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리스트 규제의 대상 품목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4일 군사 전용 우려가 크다며 1차 리스트 규제 품목으로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 레지스트 등 3개 품목을 개별허가 대상으로 돌렸고,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이 중에서 개별 허가가 나온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는 “수출 절차를 엄격히 한 이후 수출 허가 신청이 있었던 한국 기업에 대한 계약 1건에 대해 일본 정부가 지난 7일자로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품목은 반도체 기판에 바르는 감광제인 레지스트라고 전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는 일본 정부가 “심사 결과 군사 전용 등의 우려가 없으면 수출을 허가한다”는 방침을 보였다며 “이번 수출 허가로 한국이 주장하는 ‘금수 조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는 앞으로 심사를 통과한 거래에는 수출 허가를 내주는 한편 한국에 관한 수출관리를 둘러싸고 새롭게 부적절한 사안이 판명되는 경우에는 개별허가 신청의 대상 품목을 3개 품목 이외로도 확대해 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확대를 검토하는 리스트 규제의 대상 품목은 수출관리를 둘러싸고 국제 합의에 근거해 법령으로 정해져 있어 해당 품목을 수출하는 경우에는 사전에 경제산업성의 허가가 필요하다.
보도에 따르면 리스트 규제 품목은 생화학 무기의 원료, 첨단재료나 센서, 레이더, 통신기기 등 약 240개 항목으로, 일본이 수출규제를 단행한 3개 품목도 여기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산케이는 “다만 이들 주변의 일반적 제품과 기술 중에도 가공하면 군사 전용이 용이하게 되는 것이 적지 않아 현재는 미규제 품목과 기술로도 규제망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 등도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어 일본 정부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주요 관련국과도 협조하면서 안보의 관점에서 리스트 규제의 품목 확대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의 허가 시기가 이르면 이날이 될 것으로 전했지만 “경제산업성(경산성)이 심사한 결과 제품이 수출처에서 적절하게 다뤄질 것이라는 점을 확인,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 역시 해당 품목이 레지스트로 보인다며 “삼성그룹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 뒤 “개별심사에는 90일 정도 표준심사 기간이 있지만 이번 신청에 대해선 1개월 정도 기간에서 허가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한국이 일본 조치에 대해 세계 경제에 파괴를 불러올 것이라고 반발했지만, 경산성은 이번 조치가 금수나 수출규제가 아니라며 앞으로도 한국에 대한 수출 허가 신청을 심사해 문제가 없으면 허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앞서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우리 정부는 철회를 촉구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하는 등 강력한 대처 방침을 밝혔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세계의 공급망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고 요미우리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