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이라 무시하나요?” “저도 초선으로 끝난 사람입니다.”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벌인 ‘초선(初選) 논란’이 주목받았다. 당시 한국당 소속의 김 의원은 논쟁 도중 정 안보실장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으며 “저를 초선이라고 무시하는 것 같다”고 했다. 정 안보실장은 “오히려 의원이 저를 무시한다”며 “저도 초선으로 끝난 사람”이라고 응수했다. 이에 ‘초선 무시’ 논란으로 번지며 운영위 회의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운영위 회의 도중 나온 ‘초선 논란’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정작 초선 의원들에게는 그냥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얘기다. 특히 논쟁을 벌인 두 사람은 ‘초선 비례대표’라는 공통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초선 비례대표는 지역구 초선 의원들보다 ‘생존력’이 떨어진다. 여야를 통틀어 19대 지역구 초선의원 94명 중 20대 총선에서 재선한 경우는 64명이다. 19대 비례대표 의원이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된 경우는 54명 중 5명에 불과하다.
여기에 국회 및 당내 주요 직책은 재선 이상의 다선 의원이 맡는 것이 ‘관례’로 초선 비례대표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진다. 일례로 지난 7월 불거진 국토위원장 및 예결위원장 승계 논란은 한국당 지도부가 자당 몫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3선 의원들이 번갈아 맡기로 한 데서 비롯됐다. 물론 이철희 민주당 의원처럼 초선 비례대표임에도 ‘무게감’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황교안 한국당 대표처럼 ‘무선(無選)’인데도 당 대표를 맡는 경우도 있지만 극히 예외적이다.
김현아 의원은 ‘운영위원회 설전’ 이후 “초선 의원들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를 서울경제에 전했다. 초선이라고 해서 이들의 의정활동까지 초선인 것은 아니라고 김 의원은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말이 있다”며 “초선들은 열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법률연맹총본부는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종합평가해 헌정대상을 수여했는데 75명의 현역의원 수상자 중 초선은 45명, 재선 24명, 3선 이상 의원은 6명이었다. 초선 비례대표 수상자는 19명으로 3선 이상 수상자 수의 3배를 넘었다. 드라마 ‘보좌관’에서 초선 비례대표 역을 맡은 신민아가 왕성한 활동을 보여준 점이 현실을 닮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