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의 해외 원정도박 의혹에 대해 내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번 수사가 실제 사법처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9일 양 전 대표의 해외 원정도박 첩보를 입수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미국 네바다주 카지노 협회를 통해 양 전 대표의 카지노 출입 기록과 도박 횟수, 도박 금액, 승패 기록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또 양 전 대표가 도박자금 마련을 위해 이른바 ‘환치기’ 수법을 이용한 정황을 파악하고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금융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수상한 자금 흐름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양 전 대표는 한화로 15억여원 정도를 예치해야만 입장할 수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재 카지노 VIP룸을 최소 11차례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대표는 이곳에서 판돈 10억여원을 썼고 이중 6억원 가량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양 전 대표가 도박자금 마련을 위해 국내은행과 외국은행에 각각 계좌를 개설한 뒤 한 국가의 계좌에서 다른 국가의 계좌로 돈을 송금해 인출하는 환치기 수법을 사용한 정황도 포착했다.
양 전 대표는 해외 투자자 성접대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성매매 알선 혐의는 입증이 매우 까다로워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도박 행위 여부나 무등록 외국환 거래 내역은 카지노 출입 기록이나 금융자료 분석을 통해 비교적 확인이 쉽기 때문에 수사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상습도박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혹은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상습도박을 판단할 때는 횟수, 기간, 도박 액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데 양 전 대표의 경우 제기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상습도박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가수 신정환씨는 지난 2010년 상습도박 혐의로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해외 상습 원정도박 혐의로 입건된 그룹 S.E.S 출신 가수 슈는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환치기 수법을 사용해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할 경우 양형기준은 금액에 따라 다르다. 불법 해외 송금액이 25억원을 초과할 경우 1년 이하의 유기징역이나 1억원 미만의 벌금형에 처해지고 25억원 미만일 경우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